청소년신문[요즘것들](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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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은 없다, 그것은 폭력이다
체벌은 없다, 그것은 폭력이다 “친딸을 성폭행했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의 부담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지난 4월 6일, 제주지방법원은 18세 딸을 때리고 위협한 혐의로 아동학대로 기소된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는 작년 9월 자신의 집에서 딸이 문신한 모습을 보고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이마를 때렸다. 그해 10월에는 집 화장실에서 딸이 담배를 피우자 욕설을 하며 물건을 들어 때릴 듯이 위협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김 씨는 이와 별개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세 차례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아동복지법은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아..
2018.05.21 -
'교육적 체벌'은 어불성설이다
‘교육적 체벌’은 어불성설이다 “지름 1.5cm, 길이 60cm 이하의 나무 사용, 체벌 장소는 다른 학생이 없고 생활지도부장이나 교감 등 제3자가 입회하에 횟수는 초등학생은 5대, 중고등학생은 10대 이내. 체벌부위는 남학생은 둔부(엉덩이)만, 여학생은 대퇴부(허벅지)로 제한…” 2002년에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체벌 방침’의 내용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체벌 방침은 “적당한 이유가 있고, 적당한 절차를 거쳐, 적당한 고통을 주는 체벌이라면 그것은 정당한 처벌이다.”라는 인식을 전제한다. 물론, 해당 방침은 현재 효력이 없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이유 없이 우발적이고 감정적으로 행해지는 체벌만이 문제이며, 교육적인 체벌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청소년의..
2018.05.17 -
말하기와 듣기의 자리
말하기와 듣기의 자리 중학생 시절, 소위 ‘일진’이라는 아이들을 너무 싫어했다. 그 친구들을 너무 싫어했던 나머지, 일진‘처럼’ 보이는 애들마저도 다 싫었다. 예컨대 진한 화장을 하거나 교복을 줄인 애들, 담배를 피운다고 소문난 아이들, 불량한 선배들과 쉬는 시간마다 밀담을 나누는 아이들. 그런 애들이 꼴 보기 싫었다. 본인의 비행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못마땅하기도 했다. 그런 마음에서 일진들에게 많이 덤볐다. 정당한 이유야 항상 있었다. 일진으로서의 권위를 악용해서 매점에서 새치기를 했기 때문에, 소극적인 성격의 아이들을 큰 소리로 비웃었기 때문에, ‘공부밖에 모르는 애’라는 식으로 나를 무시했기 때문에……. 혼자서도 덤볐고 떼거지로도 덤볐다. 남자애들한테도 덤볐고 선배들한테도..
2018.05.16 -
체벌은 학대다! 교사에게도
체벌은 학대다! 교사에게도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직업을 잘 밝히지 않는다. 내 직업을 처음 밝혔을 때 돌아오는 가장 흔한 반응은 그 사람이 초등학교 시절 교사로부터 받았던 여러 학대 경험을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내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쌤 이름도 이희진이었는데.” “아, 그러셨어요?” “진짜 많이 맞았는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이 당한 폭행에 대해 말하는 상대방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 사람은 나한테 무슨 말을 듣고 싶어 이러는 거지? 내게 화를 내는 건가? 고민하던 나는 결국 미안하다고 했다.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였다. 달리 뭐라고 하겠는가. 내가 그를 때린 이희진이 아니더라도 수없는 내 경험이 말해주듯 내 직업의 가장 보편적인 상징은 체벌 ..
2018.05.15 -
교사의 체벌거부선언문 - 아직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체벌 문제를 없애기 위해, 나는 선언합니다
교사 체벌거부선언문― 아직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체벌 문제를 없애기 위해, 나는 선언합니다 나는 체벌이 공기처럼 당연한 시대와 장소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다. 짧게는 하루 6시간, 길게는 15시간 동안 200일 남짓 출석해야만 했던 학교. 거기서 매일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찰나의 순간에 이뤄지는 체벌 사건이 단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나는 몇 주 동안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우울감에 시달려야 했다. 초등학교 때 담임교사가 축구공을 내 얼굴을 향해 차 뺨을 맞았던 일, 중학교 때 담임 교사가 내 등을 손바닥으로 세게 쳤던 일, 고등학교 때 담임 교사가 내 뺨을 세게 후려쳤던 일. 이런 체벌들은 신체적으로도 너무나 아팠지만 이로 인한 모멸감과 수치스러운 감정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고, 십여..
2018.05.14 -
21년 외쳐 온 체벌 근절, 촛불청소년인권법으로 한 걸음 더
21년 외쳐 온 체벌 근절, 촛불청소년인권법으로 한 걸음 더 21년째 청소년운동을 하고 있는 인권활동가 배경내(개굴) 씨를 만났다. 배경내 씨는 인권교육센터 들의 상임활동가이고, 작년 9월부터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의 활동에서 ‘체벌’은 말하고 또 말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한편 “이제 체벌 없어지지 않았어?”라는 질문 역시 끊임없이 받게 되는, 그래서 ‘말하는 로봇’을 발명했으면 하는 주제다.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1992년 대선 때 결국 독재정권과 야합한 김영삼 후보가 당선되는 모습을 보니 절망적이었다. 돌아보니 20년 동안, 짧게는 학교 다니던 12년 동안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하도록 강요받고 내 삶을 설명할 언어를 하나도 교육받지 못해 억..
201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