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요즘것들](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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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아빠라는 존재
한 남자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차 안에서 나오는 라디오는 "한 차량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고 있으니 조심하시길 바란다."고 알리고 있었다. 그것을 듣고 그가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한 대는 무슨, 수백 대는 되겠구만.."이었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남자는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있는 거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아빠'를 무서운, 권위적인, 무조건 따라야 하는 존재로 여겼었다. 그래서 나는 '아빠'를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내가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행동했었다. 반항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그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아빠'의 기침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항상 눈치를 봐야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
2016.11.30 -
패륜아로 산다는 것
우리 아버지는, ‘평소에는’ 참 자상한 분이었다. 자식들의 학교 공부를 도와주고, 여름에는 자식들이 좋아하는 과일로 화채를 만들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당신께서 기분이 좋으신 날에는 자식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즐겁게 요리하던 자상한 분이었다. 평소에는 그랬다. 그리고 동시에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었다. 아버지의 분노조절장애는 내 유년시절을 불행하게 했다. 스포츠 경기 시청과 게임에 중독됐던 아버지가 응원하는 경기의 실적이 좋지 않은 날에는 가족들이 아버지의 눈치를 봐야만 했고, 갈수록 어려워지던 경제상황은 부모님의 불화를 야기했다. 내가 처음으로 시외에 나가 봉사활동을 하고 온 날, 나는 아버지에게 밟혀야 했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은 위험한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것을..
2016.11.30 -
지워지고 위협받는 청소년의 흡연
청소년 흡연자는 '무서운 애들'이라고 불리고 사회로부터 '문제아'라고 낙인찍힌다. ‘청소년의 흡연권‘하면 올해 10월에 백남기 농성장에서 일어나 SNS상에서 논란이 되었었던 일이 떠오른다. 비청소년들이 같이 농성을 하고 있던 청소년 녹색당원들이 흡연을 하고 있을 때 시비를 걸다가 경찰을 부른 일과 ‘담배 끄라,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나에게는 청소년들을 선도할 의무가 있다’며 소리를 질렀던 일이다. 흡연구역이나 장례식장 밖에서 담배를 폈는데도 그럴 때마다 몇몇 사람들이 와서 폭언을 하거나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 흡연자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중학생 시절 내가 살던 집 앞에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이 무리지어 담배를 피고 있었을 땐 무서워서 그 쪽을 쳐다보지도 ..
2016.11.29 -
흡연하는 청소년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
많은 학교에서 ‘흡연’은 징계의 최고 수위를 도맡는다. 그것이 ‘퇴학’이든, ‘출석 정지’나 ‘특별 교육 이수’든, 흡연하는 학생은 학교에서 최대한 부과할 수 있는 모든 징계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학칙은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거스를 수 없는 법처럼 작용하고 있었지만,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학칙에 무관심했다. 학칙의 징계 사항은 대부분 학생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교사와 학교 관리자에 의해 임의로 쓰인 것이다. 그 징계 사항들이 적절한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지는 않는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 흡연하는 청소년에 대한 징계는 그들을 향한 교사와 관리자, 사실상 사회 전반의 폭력적이고 혐오적인 시선을 그대로 반영했다. 어떠한 문제의식 없이, 학교가 흡연하는..
2016.11.29 -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을 못하게 하니까 자꾸 하고 싶어 지쟈나' - 이리여고, 핸드폰 규제 공청회 열려
지난 9월 19일 전북 익산시의 이리여자고등학교(이하 이리여고)에서 공청회를 통해 핸드폰 규제와 관련한 교칙을 개정했다. 이리여고에서는 매일 아침 등교 후에 휴대폰을 거두어 왔다. 전북학생인권조례에 의하면 학교는 학생이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것 자체를 금할 수 없다. 학생들은 복도에 대자보를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결국 교칙 개정을 둘러싼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그 결과 등교 후 휴대폰을 거두되, 학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교칙이 추가되었다. 본 기자는 더 자세한 과정과 상황을 알기 위해 교칙 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리여고 인권의 수호 학생(이하 이인수)*님을 만났다. ▲ 당시 이와 관련해 이리여자고등학교 게시판에 붙은 포스트잇 교칙 개정 운동을 ..
2016.11.27 -
진짜 ‘이상한 나라‘는 어디? - 탈가정 청소년의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자립팸 는 탈가정한 여성청소년을 위한 집이다. 에 오기 전까지 ‘거리 청소년’, ‘불량 청소년’으로 불렸던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안정적인 삶을 되찾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에 사는 칠봉이, 니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립팸 이상한나라의 이름은 루이스 캐럴의 에서 따왔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칠봉이 : 전 스물 둘 칠봉이고, 바리스타에요. 이상한 나라에서 살게 된지는 1년 4개월 정도 됐어요. 니모 : 저는 스물 두 살,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니모라고 하고요. 현재 직장에서 근무 중이에요. 니모가 여행을 하면서 많은 물고기들을 만나는데, 저도 돌아다니면서 많이 만나고 소통을 하고 싶어요. '자립팸 이상한 나라'라는 공간을 어떻게 처음 접하고 들어오게 되셨나요? 니모 : 쉼터..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