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요즘것들](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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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청소년은 각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탈-가정*을 한다. 가정이 청소년에 게 ‘부모’의 말을 따르는 ‘자식’의 역할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공간이라는 것은 그 이유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청소년은 부모와 가정에 속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생각과 탈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반영하고 있는 정책은 청소년의 자립을 더 힘들게 만든다. 청소년을 보호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대상으로 보고, 청소년의 탈가정을 일시적인 일탈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청소년의 가정 밖 생활과 자립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가정을 떠나더라도 탈가정 청소년이 주체적이고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이상한 나라의 거주자 칠봉은 ”탈가정 생활 동안 지내고 있는 공간이 불안정하니까 불안해서 뭘 제대로 하기 힘들었..
2016.11.21 -
‘평범한 가족’은 없다
“저같이 폭력 당하는지 모르고 살지 말았음 좋겠어요” O(17,여) 한국의 법이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가 아동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고 처벌하기 시작한 것이 작년 9월이다. 부모도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일보의 발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체벌과 감금 등 심한 사례만을 가정폭력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활통제, 즉 외출금지, 강제학습, 용돈 끊기, 종교 강요, 대인관계 간섭, 핸드폰 규제 등은 여전히 훈육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상 생활통제는 육체적 및 언어적 폭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 사회에서 문화적으로 용인되고 경제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요즘것들은 인터넷 설문조사와 개별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
2016.11.14 -
그런 청소년 선도는 “꺼!”
"어째서 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비청소년과는 다르게 청소년이 담배를 피는 건 문제라고 생각되고, 늘 ‘선도(善導)’의 대상이 되는 걸까?" 청소년은 '자율적인 통제'가 어려워 중독성이 강한 게임에 중독 될수 있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셧다운제. 백남기 농성장에서 청소년이 겪어야 했던 일 작년 1차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신 백남기 농민이 얼마 전 돌아가셨다. 이 일에 대해 경찰은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부검영장부터 발부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시신을 부검하겠다는 어이없는 일이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고, 그건 국가폭력으로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였다. 나는 마냥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 백남기 농성장에 갔다. 하지만 나는 국가폭력에 대항하기 이전..
2016.10.23 -
여성청소년인 나의 출산과 육아 이야기 (2) 다른 가정을 꾸리고 싶어서
“육아라는 게 너무 힘들어보여서 제가 과연 저걸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쥬 : 임신한 건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정 : 피임을 안 하니까 불안해서 매달 임신테스트기로 테스트를 했었거든요. 그날도 생리가 늦어져서 테스트기를 썼는데 소변이 닿자마자 진하게 두 줄이 나왔어요. 그래서 남편 불러서 산부인과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임신이 맞다고 하대요. 그 때가 남편이랑 연애한 지 100일 정도 되던 때였어요. 낙태할 거냐고 병원에서 물어봤어요. 낙태할 거면 일주일 안에 결정하라고, (중절시술이 불법이니까)비용은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고 30만원이랬어요. 영양제 같은 거 옵션 더 하면 50만원이고. 남편은 당연히 낳자고 그랬고요, 저는 일주일동안 고민을 했어요. 저 아는 친구들 중에 애 키우고 있는 친구들 ..
2016.10.16 -
여성청소년인 나의 출산과 육아 이야기 (1) 나를 밀어내던 공간들
지난 9월 27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정현(가명) 씨의 집에 찾아갔다. 정현 씨는 올해 한국나이 19세가 된 98년생 여성 청소년으로 약 60일 전 출산을 하였다. 현관문을 두드리자 ‘잠깐만 기다리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3분 정도 지났을까, 정현 씨는 문을 열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아기를 목욕시키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의 어느 빌라 3층에 위치한 집이었다. 작은 부엌과 방 2개, 화장실이 있었고, 방금 목욕을 마친 아기는 그 중 한 방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 집은 정현 씨와 그녀의 남편, 아기가 함께 사는 집이다. 열흘 전 이 집에 이사를 왔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아기가 울면 정현 씨는 젖을 물리거나 아기를 안아 달랬다. 인터뷰 중 아기가 울어 ..
2016.10.16 -
여성청소년이었던 나의 임신과 임신중단 이야기 - 나를 지킬 권리가 필요해!
“불안하지 않게, 안전하게, 나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숨길 필요 없이 내 이름으로 적합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해요.” '여성의 몸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낙태를 비도덕 의료행위로 규정하는 입법 철회를 요구하는 페미니스트들의 기자회견 (제공 :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스북 페이지)*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터뷰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지난 10월 3일, 폴란드에서는 정부와 집권 정당이 추진하는 '전면적 낙태금지법'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대대적인 시위가 있었다. 집회 참여자들은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고 파업을 벌이며 강력하게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폴란드 총리는 개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며, 해당 법안은 지난 6일 폴란드 하원에서 부결되었다. ..
201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