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청소년(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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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청소년 :: 덕질에도 우열이 있더냐
극한직업청소년-자유기고글(3):: 덕질에도 우열이 있더냐 비록 지금은 이십대가 되었지만, 나의 두발단속이나 체벌 등, 중고교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억울하다 싶은 일들이 많다. ‘덕질’도 그 중 하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다가 애니메이션 OST 앨범을 구매하고 만화책과 라이트노벨을 사 모으는 ‘오타쿠’가 되었던 것이다. 중3 때 소망 중 하나가 고등학생이 되면 용돈을 모아서 코믹월드로 원정을 가는 것이었으니참. 오타쿠로 살아가는 것은 별로 순탄한 일은 아니었다. 부모님들에게는 이해받기 어려웠고,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학교 안에서 같이 덕질할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때로는 ‘이상한 애’라는 눈초리까지 받아야 했던 것이다. 노래방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라도 불렀다가는 싸늘해지는 ..
2016.02.25 -
극한직업청소년 :: 뮤지컬에 빠지다
극한직업청소년-자유기고글(2):: 뮤지컬에 빠지다 내가 덕질이라는 것을 시작한 것은 대충 잡아서 중2 중간쯤이었다. 나는 중2 때 남들과는 달리 나에게는 무언가에 깊이 빠져본 적이 없어서 항상 '나는 뭐지? 나는 왜 아무것도 좋아하는 게 없어?' 라며 괴로워했었다. 그래서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무작정 내키는 대로 여러 가지를 해봤지만 무엇 하나 이거다! 하고 끌릴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다! 중2 무렵 우연하게 음악시간에 본 뮤지컬 영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뮤지컬에 어마무시한 덕력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가볍게 음악 모으기였다. 뮤지컬 노래들은 하나같이 전부 좋아서 노래 모으는 일은 쉽고 그저 좋았다. 학교에서 친구 관계도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다른 것에 신경 쓸 일없이 오로지 음..
2016.02.25 -
극한직업청소년 :: 무돈무덕 유돈유덕(無돈無덕 有돈有덕)
극한직업청소년-자유기고글(1):: 무돈무덕 유돈유덕(無돈無덕 有돈有덕) 2016년을 기준으로 내 나이는 19세, 어느덧 덕질 9년차에 접어든 진성 오타쿠다. 거의 10년, 조금 과장하면 반평생인 덕질 인생에 대한 내 감상은 앞뒤를 자르면 "조금 많이 힘들다."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덕질은 힘들지 않다거나 내 덕질이 특별히 힘들다는 뜻은 아니다. 원래 덕질은 힘들다(애초에 돈, 시간, 에너지를 쓰는 행위는 전부 힘들다). 다만 그 힘듦을 이겨낼 만큼 덕질이 재밌고 행복할 뿐. 그런 의미에서 덕질은 좋아하는 것만 다르지, 크게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만 세세하게 들어가도 차이가 확 드러나지만 일단 나는 지금부터 대다수의 덕후들이 경험했을 고통이자 내가 보고 듣고 겪은 고통을 얘..
2016.02.25 -
극한직업 청소년 :: 우울한 현실에 동조하는 학교
극한직업 청소년 :: 우울한 현실에 동조하는 학교 인문계고 3학년 문과생인 나에게 진학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일찍부터 역사라는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고 역사 과목에 대한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지만,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둔 상황에서 내신과 수능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8년 동안 꿈꾸어왔던 목표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러면서 급하게 다른 대안을 찾아보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아수나로 활동을 하며 대학평준화와 입시 경쟁 폐지를 외쳤던 내가 정작 현실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유명한 대학교에 들어가고자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각종 보충수업, 강제 토요/공휴일 자습, 사교육(입시학원)까지 받고, 모의고사 시험지를 매기며 일..
2015.12.25 -
극한직업 청소년 :: 입시는 영원한 자기비하
극한직업 청소년 - 자유기고글(3):: 입시는 영원한 자기비하 2015년의 11월이 다가온다. 수능 철이다. 올해에도 수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본다. 그들 중 누군가는 또다시 입시 속에서 재수 준비를 하고, 누군가는 대학에 가 또 다른 시험들을 마주할 것이다.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지옥인건 매한가지라는 점은 그대로다. 한국의 교육은 처음부터 ‘입시’만을 목적으로 정보들을 주입한다. 입시의 결과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위협하고, 학생들을 일위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과정을 반복해 이를 익숙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줄 세우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마음대로 자신을 재단해버리는 시스템이 아닌 재단되어 혹한 평가를 받은 자신에게 책임을 돌린다. 성적이 좋지 못한 스스로를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
2015.12.25 -
극한직업청소년 :: 부족한 입시 정보, 전학을 가기까지
극한직업 청소년 - 자유기고글(2) :: 부족한 입시 정보, 전학을 가기까지 안녕하세요, 부산에 있는 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여고생입니다. 전 중학교 때 입시와 관련된 씁쓸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중학교에선, 진로와 관련된 특강을 그렇게 자주했던 편도 아니었고, 고등학교를 결정함에 도움을 준다는 고등학교 방문 역시 특성화고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저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11월, 본격적인 원서접수의 달이 다가왔습니다. 때마침 제 성적이 그렇게 나쁘지 않던 터라, 이대로 이 11월을 넘기자니 뭔가 아쉬운 감이 적지 않게 있었죠. 그래서 부모님과의 짧은 의논 후에, 한 외고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도 ‘누가 특목고 갔었네’ 등의 똑똑한 엄친딸, 엄친아들의 얘기를 ..
201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