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청소년(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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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청소년 :: 내 길
극한직업 청소년 - 자유기고글(1):: 내 길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였다. 평소 나는 책과 거리가 멀었다. 도서관에 가서 판타지 소설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한 판타지 소설을 보고 나서 책이 좋아졌고 내 꿈도 소설가로 정해졌다. "소설가라는 직업은 자신이 상상하던 세계를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몇 안 돼는 직업이에요." 중학교 때 학원에서 진로 상담을 받을 때 학원 선생님께 했던 말이다. 평소에도 나와 말이 잘 통하던 선생님이셨기에 거리낌 없이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선생님은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당시 나는 이해 할 수 없던 말을 하셨다. "혹시 전문적으로 뛰려는 거야?" 나는 선생님을 쳐다보면서 소설가를 전문적으로 뛰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왜 소설가를 전문적으로..
2015.11.15 -
극한직업청소년 :: 교복러
극한직업청소년 :: 교복러 가장 괴로운 계절이 돌아왔다. 여름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름은 거의 불지옥과 같기 때문이다. 나의 학교는 오래된 건물이라 여름엔 불지옥과 같고 겨울엔 혹한기와 같다. 불지옥인 학교에서 버티기 위하여 우리는 부채, 미니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체육복이나 사복을 착용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마저도 제제하고 있다. 부채질을 하고 있을 때면 선생님의 눈초리가 느껴지며 불길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선생님이 부채를 빼앗아 머리를 때리고 가져가신다. 다른 학생에게 불편을 줄 수 있고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에게 방해가 된다는 게 이유라고 한다. 그렇게 빼앗긴 부채가 3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부채 좀 부치는 게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내 ..
2015.08.05 -
극한직업 청소년 :: '고삼'
극한직업 청소년 :: '고삼' 고1, 고2들에게 고3은 학교에 있는 듯, 없는 듯 유령 같은 존재이다. 고삼은 언제나 (말그대로 언제나) 학교에 있지만, 대부분 다른 교실들과는 철저히 분리되어 있어 웬만한다른 사람들은 고삼을 볼 수가 없다. ‘고삼빼고’ 학교에서 모든 행사는 ‘고삼 빼고’ 이루어진다. 빡빡한 학교 일정 중 그나마 가끔 있는 행사들인 체육대회, 현장학습, 학년회장 선거 등에서도 고삼은 제외된다. 아무도 고삼이 왜 없는지, 어디 있는지 묻지 않는다. 암묵적으로 고삼은 어딘가에 처박혀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교육감? 개방적인 학교 분위기? 고삼은 코웃음 칠 것이다. 9시 등교, 선택형 자율학습은 ‘감히 고삼한테’ 이름을 들이밀지 못한다. 게다가 공휴일에도 고3은 학교..
2015.06.02 -
극한직업 청소년 :: 설날 청소년 생존기
극한직업 청소년 설날 청소년 생존기 ‘명절’ 하면 뭐가 떠오를까? 세뱃돈? 덕담이랍시고 하는 꼰대질? 아쉽게도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유쾌한 날은 아님이 확실하다. 많은 언론이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다루지만, 청소년이 겪는 스트레스는 자주 비춰지지 않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춰지지 않는다 해서 정말로 아무 일 없는 걸까? "너 학교 어디 가니?" 작년 설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다. 내게 그 질문을 하고는 친척들 중 누가 더 좋은 학교에 가는지에 대해 바로 옆에서 신나게 떠들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가족 구성원 중에도 나이가 어린 사람 순으로 이 이야기의 표적이 된다. 의사표현? 해봤다. 대학을 좋은 곳으로 간 다음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옳다는 말들에 시달리다 못해 그런 인생은 살고 싶지..
2015.03.08 -
청소녀,인형이 되다
[극한직업 청소년] 청소녀,인형이 되다 (사진제공 : 여성민우회) “이까짓 찌찌가리개 찢어버리자!” “무브라 유겨털” “화장하지 않을 자유” 사소하면서도 여성의 몸과 일상을 깊숙히 통제하고 있는 것들에 저항하는 시위, '이것또시위'의 구호다. 어느새 여성의 겨드랑이 제모와 브래지어 착용, 화장은 개인의 선택의 범주를 넘어 ‘여성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털 없는 매끈한 피부와 젖꼭지가 드러나지 않는 둥글고 큰 가슴만이 아름답다고, 아름답지 않으면 여성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귀와 눈에 때려박는 사회다. 규격에 자기를 맞추지 않으면 ‘부적응자’, ‘자기관리에 소홀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한 것이 되어 있다. 여자다움+학생다움 여성 청소년에게는 한층 더하다. 그들에게는 '여자다움'에 더해 ‘학..
201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