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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의 체벌거부선언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체벌은 초등학생 때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손바닥을 맞은 것이었다. 아빠는 나를 때리기 전에 회초리를 들고 말했다. ‘오늘까지 외우기로 약속한 건데, 지키지 못했으니까 맞아야겠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맞게 될 것을 알고있었다. 아빠는 때리기 전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너가 잘못했으니까, 맞는건 당연한거야’ 같은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나는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맞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떠들었다가 뒤에 나가서 엎드려뻗쳐 자세를 하고 엉덩이를 회초리를 맞았다. 학원에서는 숙제를 해오지 않아서 복도에 나가 손을 들고 서있어야했고, 집에서는 ‘체벌을 당하지않았다’는 거짓말을 한 것을 들켜서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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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폭력을 그대로 돌려주는게 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체벌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 (2) 교사편
부모와 교사, 그리고 청소년은 체벌과 가장 관련이 깊은 사람들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부모와 교사는 주로 체벌의 가해자가 되고, 청소년은 체벌의 피해자가 됩니다.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지.” 관습처럼 여겨지는 체벌 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진 부모, 교사, 청소년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이 서 있는 자리에서 체벌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때는 폭력을 그대로 돌려주는게 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체벌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 (2) 교사편 어떻게 교사가 되었나. - 영 : 집에서 멀리 떠나고 싶어서 고삼 때 부모님한테 바다에 나가 원양어선을 타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엄청 혼이 났다. 그냥 교사해라, 사범대 가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사범대에 갔다. 3학년 때까지 수업에도 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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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머리는 날라리인가요, 아닌가요?
검정머리는 날라리인가요,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폐쇄적인 두 곳 중 하나에 꼽힌다는 ‘학교’에 대자보가 붙었다. 한 장짜리 대자보는 1학년과 2학년 건물에만, 좀 더 긴 4장짜리 대자보는 학년을 가리지 않고 모든 건물에 하나씩 붙었다. 긴 글이었음에도 사람들은 복도에서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 글은 학생 염색에 관한 대자보였고, 내가 쓴 글이었다. 지금까지 쓴 대자보만 4개, 나는 아마 “프로 대자보러”이다. 대자보를 쓰게 된 상황은 이러하다. 내 친구 A가 탈색을 해서 학교에 왔고,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비롯하여 따가운 말을 여러 번 듣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교칙은 원색의 염색을 불허할 뿐이다. 사람 머리에서 완전한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이 나올 수는 없으므로, 이는 효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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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학생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 내서여고 남교사 몰카 사건 최초 고발자 인터뷰
학교 안에서 학생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서여고 남교사 몰카 사건 최초 고발자 인터뷰 2017년 6월 21일, 경남 창원의 내서여자고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남교사가 교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 몰래 분필통 바구니에 핸드폰 원격 촬영 기능이 있는 동영상 카메라를 넣었고, 학생들이 그것을 발견하고 전원을 끄자 교실로 돌아와 카메라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에 대해 항의하자 교사는 수업 분석에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 차원이라며 해명했다. 학생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남도교육청과 해당 고교 교장은 이 교사에 대해 행정처분과 징계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학교와 교육청의 미진한 태도에 학생들이 직접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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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학생저항의날." - 26호 모아보기
요즘것들 26호 ::이제는, 학생저항의날. 종이신문 정기구독신청 : https://goo.gl/forms/YP2q5dyNsNQQZQwN2 인트로 이제는, 학생저항의 날 소식 청소년들의 저항을 제대로 기억하기 소식 학생인권 죽지도 않고 또 왔네 - 경남 학생인권조례 제정하라! 리뷰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리뷰 소식 2019 대학입시거부선언, '투명한 가방끈이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 만평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라?
2020.03.17 14:23 -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라?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라?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참 많다. 머리 묶고 다니기, 교복 단정히 입기, 손톱을 꾸미지 않기 등. 수업시간에 제때 들어오는 규칙 또한 예외는 아니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제때 들어오는 규칙을 어겼다'며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라'라고 우리에게 윽박지른다. 교칙을 제정할 때에는 학생의 의견은 참고하지도 않고, 어느 학교를 가도 규칙에 억압당하는 건 똑같은데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걸까? 이런 학교 안 청소년의 답답한 현실을 지혜 활동가가 만평으로 표현했다. - 지혜
2020.03.16 14:55 -
2019 대학입시거부선언, '투명한 가방끈이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
2019 대학입시거부선언, ‘투명한 가방끈이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 2019년 11월 14일(목) 1시 30분,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2019대학입시거부선언 (이하 거부선언)가 열렸다. 2011년부터 9년째 대학입시거부선언을 진행해온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이하 투명가방끈)은 올해 역시 ‘투명한 가방끈이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 라는 슬로건으로 총 6명의 선언자들과 함께 거부선언을 진행했다. 19세 수능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 당사자들의 선언으로 구성되었던 이전의 거부선언과 달리, 올해에는 다양한 나이대의 청소년-청년들의 거부선언으로 진행되었다. 개인 사정으로 당일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긁적(19, 학생 청소년, 청소년인권활동가)의 선언 영상이 아름드리홀 한쪽 벽을 메우며 첫 선언의 막..
2020.03.13 18:11 -
교칙 핑계 좀 그만 대!
교칙 핑계 좀 그만 대! 대부분 학교에는 교칙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은 교칙이 학교 내의 법이라 생각한다. 나라마다 법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다른데, 어쩐지 학교마다 교칙은 서로 다른 학교인지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로 대부분이 유사한 방식을 보인다. 법은 사회의 소수자를 보호하고 권력을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교칙은 학교 내 소수자인 학생을 통제하고 권력자인 교사가 휘두르는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일관된 방식으로 지금껏 존재해왔다. 학생이 만든 교칙 교칙을 어긴 학생에게는 대개 이런 말이 돌아온다. “너희가 만들었으면서 너희가 지키지 않으면 어쩌느냐”, “교칙을 만들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서, 인제 와서 안 지키려 들면 어쩌느냐.”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보통 교칙은 교사와 학생회가 제..
2020.03.12 16:24 -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리뷰
리뷰 사진: , 공현·둥코, 교육공동체벗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는 여러 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당사자들이 학교에서 겪는 인권 침해를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했던 1990년대부터 2013년까지의 청소년운동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내가 청소년인권을 알게 된 것은 고3 5월이었다. 여성인권에 관심이 많던 학생이 야간자율학습을 째고 찾아간 추모집회에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라는 청소년인권단체를 만난 거다. 그전까진 학교에서 학생이라는 이름으로 당하는 폭력, 억압들이 문제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알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청소년인권 활동가들의 존재는 내게 너무 큰 충격이었다. 아,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당한 일들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우리의 권리를 위..
2020.03.10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