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스페미니즘(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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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청소년이었던 나의 임신과 임신중단 이야기 - 나를 지킬 권리가 필요해!
“불안하지 않게, 안전하게, 나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숨길 필요 없이 내 이름으로 적합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해요.” '여성의 몸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낙태를 비도덕 의료행위로 규정하는 입법 철회를 요구하는 페미니스트들의 기자회견 (제공 :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스북 페이지)*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터뷰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지난 10월 3일, 폴란드에서는 정부와 집권 정당이 추진하는 '전면적 낙태금지법'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대대적인 시위가 있었다. 집회 참여자들은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고 파업을 벌이며 강력하게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폴란드 총리는 개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며, 해당 법안은 지난 6일 폴란드 하원에서 부결되었다. ..
2016.10.15 -
[틴스페미니즘] 의제강간 제도 확대 주장 뜯어보기
한 사회의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수준은 의제강간 제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의제강간, 혹은 강간의제. 다소 낯선 말인지라 처음 들어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는 모든 성관계를 성폭력-강간으로 의제(擬制)한다는 법률 용어이다. ‘의제’라는 말은, 조금 더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에 가깝게 옮긴다면 ‘간주’ 또는 ‘동일시’한다는 의미이다. 요컨대 의제강간은, 통상적인 기준으로는 강제적인 성폭력, 강간으로 보지 않는 성관계이더라도, 강간을 한 것으로 간주하고 처벌한다는 개념이다. 주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쓰이는 제도로, 한국 현행법상 의제강간은 13세(만 나이) 미만 어린이·청소년의 성관계에 적용된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형법에서 의제강간은 강간만이 아니라 성적인 접촉이나 행위(이른바 ‘추..
2016.10.02 -
[틴스페미니즘] 나를 사랑해서라고 말하지 마
난 토론회장에서는 내가 섹스를 한다 말할 수 있었지만, 집에서는 애인과 손 잡는 것도 비밀이다. [틴스페미니즘]은 여성청소년이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겪는 복합차별을 다루는 페미니즘 에세이 릴레이 연재입니다. [ 함께 보면 좋아요즘 : 페미니즘in걸 - 인권오름 ] 지난 6월 27일, 시의회에서 ‘학생인권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제목은 번지르르하지만 내용은 사실 성소수자와 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꽉꽉 차 있었다. 토론회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이 기사 ( http://yosm.asunaro.or.kr/155 )나 광주드림의 다른 기사를 보시라. 이번에 중심을 두고 하려는 이야기는 토론회 자체보다는, 토론회에서 만날 수 있었던 왜곡된 ‘사랑’에 대한 것이다. 첫번째, 사랑으로 불리지 못하는..
2016.07.15 -
[틴스페미니즘] 소녀답지 않을 권리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건 추하지만 자연스럽고 예쁜 화장법 정도는 알고 있어야 했다. [틴스페미니즘]은 여성청소년이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겪는 복합차별을 다루는 페미니즘 에세이 릴레이 연재입니다. [ 함께 보면 좋아요즘 : 페미니즘in걸 - 인권오름 ] 누군가에게 “이 연필이 연필다운가요?”라고 물으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아마 아리송한 표정을 짓거나, 어이없어하며 웃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일지도 모른다. “연필이 그냥 연필이지, 연필다운 연필도 있어요?” 하지만 연필이 아니라면 어떨까? 연필 대신에 여성 청소년을 넣어 질문한다면? 대부분 사람은 아마 어렵지 않게 얼마나 여성스러운지, 얼마나 학생다운지 판단해 낼 것이다. 여성 청소년도 그냥 그녀 자신일 뿐인데. "화장하고 치마 줄이는 게 인..
2016.06.30 -
[틴스페미니즘] 안전한 성을 누릴 권리
산부인과에 간다는 게 부끄러웠고 이상하게 쳐다볼 시선들이 두려웠다. 왜냐하면 A는 섹스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었고, 산부인과에 가면 그것을 이야기해야 하니까. [틴스페미니즘]은 여성청소년이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겪는 복합차별을 다루는 페미니즘 에세이 릴레이 연재입니다. [ 함께 보면 좋아요즘 : 페미니즘in걸 - 인권오름 ] A의 이야기 나랑 친한 친구인 A는, 이제 막 청소년기를 벗어난 비청소년이다. 꽤나 파란만장하고 괴로웠던 청소년기를 보냈던 A는, 이제야 겨우 조금 숨돌리고(?) 살아가고 있다. 2년 전 A는 첫 연애나 마찬가지인 연애를 시작했다. 그것은 A의 삶에서 큰 하나의 사건이었다. 데이트, 키스, 애무, 섹스 등 거의 모든 것이 처음인 연애에서 A는 불같으면서도 미숙했고 거칠었다. A가 원하..
2016.06.28 -
[틴스페미니즘] 내게도 밤에도 안전할 권리를 허하라
나는 언제나 건드려져 왔고, '건드림'에 대한 두려움으로 긴장해야 했다. 집에 항상 들어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그 시간이 넘으면 혼이 났다. [틴스페미니즘]은 여성청소년이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겪는 복합차별을 다루는 페미니즘 에세이 릴레이 연재입니다. [ 함께 보면 좋아요즘 : 페미니즘in걸 - 인권오름 ] 얼마 전까지 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은 집에서 꽤 떨어진 곳이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2~30분을 간 다음에 걸어서도 10분을 가야했다. 버스를 타는 거야 문제가 없지만, 걸어서 가는 10분은 무서웠다. 편의점이 꽤 후미진 주택가 안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는 가로등도 별로 없었고, 인적도 드물었다. 출근을 했다고 그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도 시간..
201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