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청소년의 눈으로(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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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눈으로 :: 학교, 수시가 중요해, 내 목숨이 중요해?
청소년의 눈으로:: 학교, 수시가 중요해, 내 목숨이 중요해? MERS(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국에 퍼지고 있고, 돌아가신 분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은 휴교를 하지 않고, 휴교를 하지 않는 이상 학교는 잘만 굴러간다. 다만 아래와 같은 몇몇 변화들이 생겨날 뿐이다. 형형색색 손 소독제와 흑색 가정통신문 전염병 비슷한 무언가 말이 들려오면 가장 먼저 배치되는 것은, 주로 급식소 앞에 놓이게 되는 형형색색 손 소독제 분무기들이다. 하지만 볼 때마다 정성 들여 손에 뿌리는 것도 잠시, 곧 손 소독제도 칠판지우개와 동급으로, 학교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그렇듯이, 시시해진다. 그리고 위 클래스나 컴퓨터실에 뽀얗게 먼지 쌓인 컴퓨터들 마냥, 학생들은 손 소독제 또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
2015.08.05 -
청소년의 눈으로 :: "너를 위한 거"라는 학대
청소년의 눈으로 :: "너를 위한 거"라는 학대 6살, 찰흙을 만지며 놀 시간, 나는 연필을 잡고 공부를 했다. 부모님은 내가 싫다고 말해도 책상에 앉혔고 그들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나는 공부를 해야 했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자신의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부를 해야 했고 놀고 싶다고 호소를 해도 “놀 시간에 공부나 해라” 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좋은 거라고, “다 너를 위한 거”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하기 싫어하는 공부를 억지로 강제로 시키는것은 아이 입장에서는 폭력이지 않을까? 학교가 학생들에게 보충자율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다. 그런데 부모가 강제로 학원에 보내고 공부를 시키는 것도 따져보면 별로 다를 게 없는 것이다. 내가 대학 지원서를 낼 때,..
2015.06.01 -
청소년의 눈으로 :: 밤 늦게까지 감금당하는 학생들
청소년의 눈으로 :: 밤 늦게까지 감금당하는 학생들 밤 10시, 11시까지 이어지는 야자는 한국 학생들의 학습 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터무니없이 많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런데 야자의 문제점은 단지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늘리는것뿐일까? 학생들에게 야자가 끼치는 영향은 뭘까? 하루 온종일을 학교에서 보낸다는 것 교실에 앉아 야자를 하고 있는 학생들 개개인의 삶은 사실,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이 다이나믹하다. 학교는 겉모습에 대한 온갖 규제와 주입식 교육으로 청소년의 개성을 빼앗는 것처럼, 야자를 통해 개개인의 ‘삶’마저 빼앗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고민할 기회를 완전히 막아버리고,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주어지는 시간표 한 장에 기계인형처럼 ..
2015.06.01 -
청소년의 눈으로 :: “공부는 다 했냐?”
청소년의 눈으로 :: “공부는 다 했냐?”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같은 일을 반복한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 씻고 잠들어 다음 날을 준비한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다. 조금이라도 공부가 아닌 ‘딴짓’을 하면, 모두가 미리 입을 맞춘 듯 “공부는 다 했냐”고 물어본다. 더 이상 나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공부를 다 하고 잠시 게임합니다.” 라고 말해 봐야, “공부에 끝이 어디 있냐?”는 뻔한 답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애초에 대답을 바라고 던지는 ‘의문문’이 아니다. 공부를 하러 가라는 ‘명령문’일 뿐이다. 이토록 오랫동안 똑같은 일을 하루종일 시키는 것은 한국 고등학생들이 최초가 아니다. 산업혁명이 막 시작할 때, 노동자들은 대개 죽지 않을 만큼의 빵만 받으며 12~16시간동안 공장..
2015.06.01 -
청소년의 눈으로 :: 한국 교육에 필요한 건 사과와 반성
청소년의 눈으로 :: 한국 교육에 필요한 건 사과와 반성 ▲ 5월 19일 세계교육포럼 현장 앞에서 청소년단체, 교육시민단체 등이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5월 넷째 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이라는 국제 행사가 있다. 포럼의 특별 세션에서는 한국의 교육을 통한 발전 경험을 소개한다고 한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하고 당황스러웠다. 만약 한국 정부가 세계교육포럼에서 한국 교육을 자랑한다면, 얼굴에 철면피라도 깔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교육, 그러니까 내가 겪고 있는 이것이 과연 세계에 당당하게 소개할 만한 것인가? 나의 학교 일과는 등굣길 교문지도, 두발과 복장을 검사당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두발규제는 구한말부터 이어온 우리 교육의 '명물'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앞머리..
2015.05.27 -
청소년의 눈으로 :: 학교 안에서의 살벌한 나이 피라미드
청소년의 눈으로 학교 안에서의 살벌한 나이 피라미드 그 어디에서보다 나이가 가장 ‘빡빡’하게 나누어지고, 중요시되는 곳은 학교이다. 14살과 15살 또는 15살과 16살 사이에는 어마무시한 선이 있어 감히 누구도 그 선을 넘을 수 없다. 이렇게 촘촘히 나누어지는 이유는 사실상 나이보단, 한 살 단위로 분리된 '학년'이다. 학교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학년으로 나뉘어져 가장 먼저 선후배 문화를 배운다. 그리고 학년 사이의 갈등이 대부분 학교에서 은근히 존재한다. 선후배 관계는 흔히 훈훈하게 포장되곤 하지만, 불합리한 면이 많다. 후배에게 하기 싫은 일을 시키거나, 순서를 미루거나, 중요한 기회를 빼앗는 것은 그야말로 ‘갑질’과 다름없다. 서로 ‘선배, 후배 노릇’을 하며 사람이 사람 위에 서서 명령하는 법을 ..
201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