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ver.청소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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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직접 쓰는 '벌새' 리뷰] 김지현의 벌새 리뷰
김지현의 벌새 리뷰 - 스틸컷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얼마 없는 여성 청소년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보았지만 벌새를 보고 난 기분은 정말 익숙하고 새로웠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울던 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울고 난 여운만 남을 뿐 눈물은 남지 않았던 적이 많은데 하지만 벌새는 달랐다. 보는 도중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내 마음을 후벼 판 장면들의 연속으로 눈물은 계속 새어 나왔고 엔딩 크레딧을 볼 때는 소리 내 울고 싶었다. 끝나고 나서도 울음을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서 엉엉 울었던 그 날, 그 영화의 기억이 생생하다. 집으로 오던 그 날의 발걸음을 무겁고 가볍기도 했는데 쏟아져 나오는 질문들과 감정 그리고 나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
2019.10.09 -
농성장의 성장일기
농성장의 성장일기 -그림: 지혜 2019년 5월 14일, 나 농성장은 경남도의회 맞은편에 세워졌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세워진 목적인 ‘경남학생인권조례’가 내일과 모레 중 교육상임위원회에서 검토된다고 한다. 학생에게 동등한 권리를 외치는 피켓이 내게 써 붙여졌다. 학생인권조례는 도의회의 교육상임위원회에서 검토된 후에 과반수 찬성이 이루어지면 본회의로 넘어가는데, 본회의에서도 통과되면 조례가 제정된다. 특히, 그 도의회의 과반수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근처에 농성장이 나만 있는 게 아니다. 주변에 3개 정도가 있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걸 보니 왠지 저 농성장들과는 친해질 수 없을 것 같다.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농성장인가 보다. 5월 15일 오후, 멀리서 온 사람들까지..
2019.10.07 -
안녕하지 못한 자두야 - 편식하는 청소년 권리모의〈안녕 자두야〉 리뷰
안녕하지 못한 자두야- 편식하는 청소년 권리모의〈안녕 자두야〉 리뷰 사진: 공식 이미지 안녕 자두야 시즌 2, 48화의 제목은 ‘편식을 고치는 방법에 대하여’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멸치를 못 먹는 자두와, 멸치를 먹을 것을 강요하는 엄마의 갈등을 다룬다. 엄마는 자두가 좋아하는 요리들을 잔뜩 해놓고는 멸치를 먹어야 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두는 멸치를 버리거나 민지에게 또는 고양이에게 주는 방식으로 멸치를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 급식으로 나온 국에 든 미더덕을 억지로 삼키려다 토를 했던 적도 있고, 엄마가 내가 싫어하는 연근을 갈아서 강제로 마시도록 한 적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잔반’을 남기지 않도록 강요받는 일이 더 많아졌다. 심지어..
2019.07.01 -
혼자서 다 하지 않아도 괜찮아 - <만나보고서 : 청소년 자립, 아홉 현장 이야기> 리뷰
혼자서 다 하지 않아도 괜찮아- 리뷰 * 는 1월 중에 판매 예정입니다. 는 청소년 자립을 지원하는 를 통해서 아홉 개의 현장을 지원하고 그 현장을 찾아가 활동가들과 청소년들을 만나보고서야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 자립팸 처럼 의식주를 지원하는 현장에 도움을 보태기도 하고, 안산 ,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의 처럼 의식주를 넘어 자립을 지원하는 현장에 도움을 보태기도 한다. “그렇게 살 거면 자립하던가.”라는 말을 자주 듣던 나에게 자립은 원하는 것인 동시에 두려운 것이었다. 홀로 내팽개쳐지는 것 같은 기분, 아무도 나를 지지해주거나 지원해주지 않고 홀로 살아 남아야 하는 게 바로 자립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는 자립은 꼭 외롭고 혼자서 버티고, 일어서야 하는 것인..
2019.01.12 -
역사 속의 청소년 다시 돌아보기
역사 속의 청소년 다시 돌아보기 리뷰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서는 역사 과목을 1년만에 몰아서 배웠다. 진도 나가기 바빴던 역사 시간에, 유관순이 3.1운동에 참가할 당시 청소년이었다거나 4.19혁명에 초등학생도 참가했다는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시위에 참가하고 주도하기까지 했다는 건 정말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많은 학생이 시위에 참가한다는 것은 나에겐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별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과거의 청소년들은 지금의 청소년과 달리 정치적 능력을 갖춘, 특별한 청소년인 것처럼 묘사되고 기억되고 있다. 수업시간에 역사 교사는 예전에는 너희 나이 때의 학생들도 독립운동에 많이 참여했다며 질책하듯 이야기..
2018.09.28 -
약자의 입장에서 가족 바라보기
약자의 입장에서 가족 바라보기 한국의 가족주의가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아동의 입장에서 가족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은 드물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가족 내에서 가장 위계가 낮다고 할 수 있는 아동의 주체성과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우리 사회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동생의 탈가정을 마주했던 경험은 새삼 내가 가족에 얼마나 속박되어 있는지 깨닫게 된 계기였다. 작년 이맘때쯤, 동생(활동명 : 피아)이 집을 나와 서울에 오고 내 핸드폰은 온갖 알림으로 불이 났다. 피아의 세 번째 탈가정 시도 이후였다. 부모는 피아가 탈가정 한 것을 나의 탓으로 돌렸다. 광기 어린 메시지들이 나를 비난하며 채팅창을 도배했다. ..
2018.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