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요즘것들](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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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경제적 권리는 볼모다
청소년의 경제적 권리는 볼모다 최근 친구를 통해 ‘청소년 빈곤‘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청소년 빈곤은 나도 겪어왔던 것이지만 정의된 단어로 접하니 약간은 생소하기도 하고 내가 엄마로 인해 겪었던 일이 당연한 것이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 엄마는 항상 나를 혼낼 때 통장을 뺏곤 했다. 혼날 땐 내게서 뺏은 통장의 내역을 보고 내가 이체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무얼 샀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불어야만 했다. 엄마는 내역 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역이 있다면 항상 화를 내곤 했다. 통장을 뺏고 자기 분을 못 이겨 통장을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아직도 통장이 없다.) 체크카드를 만든 후론 체크카드도 뺏겼다. 뺏고 금방 돌려주긴 했지만, 그 행동과 함께 날아오는 날 향한 비..
2017.07.30 -
서울퀴어문화축제 비포파티, 해방의 공간에서 해방되지 못한 이들과 함께
서울퀴어문화축제 비포파티, 해방의 공간에서 해방되지 못한 이들과 함께 2017년 7월 14일,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전야를 맞아‘제1회 퀴어문화축제 비공식 비포파티’가 열렸다. 몇 년째 퀴어문화축제의 공식 파티가 청소년 출입 금지인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겸, 퀴어 청소년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기획이었다. 애프터파티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판매하거나 성기 모양의 상품이 있다는 이유로 부스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퀴어문화축제는 청소년에게 온전한 해방의 공간이 아니었다. 20명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비포파티에 참여했다. 대부분이 퀴어 청소년이거나 청소년 보호주의적인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참가자였다. 홈파티 컨셉으로 카나페,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를 소개..
2017.07.28 -
나이는 누군가의 경제활동을 침해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
나이는 누군가의 경제활동을 침해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 나는 최근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았다. 내가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은행에서 청소년이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나이는 만 14세 이상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말은, 청소년일지라도 만 14세 이상이라는 조건에 충족하고, 필요하다고 명시된 문서를 가지고 은행을 방문한다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몇 년이 지난 올해가 되어서야 발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리 사회 곳곳의 청소년은 경제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 그건 단지 쓸 수 있는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시행된 국가인권위원회법 2조 3항에 의하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2017.07.27 -
"청소년의 경제적 권리를 찾아서" 16호 모아보기
요즘것들 16호 ::청소년의 경제적 권리를 찾아서 종이신문 정기구독신청 : https://goo.gl/forms/TU6UoIcltLi0VqJ73 SPECIAL 청소년의 경제적 권리를 찾아서 청소년은 빈곤하다 소식 청소년 빼고 하는 선거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인터뷰 존재가 지워진 청소년 ― 탈가정 청소년 윤, 피아 인터뷰 극한직업 청소년 부모 허락이 없어도 돈을 벌고 싶다 소비는 권리다 칼럼 ― 청소년의 눈으로 존재를 위한 탈―가족
2017.07.24 -
소비는 권리다
소비는 권리다 얼마 전 방과 후에 소원해진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경제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였는데 생활비로 쓸 지원금을 받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그 서류의 양식은 이름, 소속된 지역과 학교 등의 기본적인 정보부터 가족에게 쓰는 편지 같은 개인적인 정보까지 기입하도록 되어 있었다. 남은 공란은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부분밖에 없었다. 선발되어 지원금을 받도록 하기 위해 더 신경 써서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 선생님과 본인의 가정 형편에 대해 구걸하듯 쓴 글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친구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당혹감과 황당함과 원인 모를 분노가 나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매달 오만 원씩 꼬박꼬박 용돈을 받아 왔고 조금만..
2017.07.15 -
부모 허락이 없어도 돈을 벌고 싶다
부모 허락이 없어도 돈을 벌고 싶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 타 지역으로 올라왔다. 시작은 좋았다. 성적을 좋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특성화 고등학교이니 잘하면 창업을 해서 돈도 벌 수 있을 줄 알았다. 백만장자의 꿈을 안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내 꿈은 헛된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중학생 때보다 돈 쓸 일이 잦아졌다. 선후배 간 친목을 위한 마니또도 있고, 외모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화장품도 사야 하고, 우리 학교는 교복을 입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사복도 몇 벌 구매해야 하고, 급식이 맛없는 날에는 편의점에 가서 라면도 사 먹어야 하는 일들 말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이 꼭 필요한 지출은 아니다. 내키지 않으면 돈을 아끼기 위해 꾹 참고 급식을 먹을 ..
201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