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 01:22ㆍ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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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청소년들의 스트레스 해소게임, '청소년 잡기'
초등학생 때, 월요일 아침마다 때리는 담임교사를 겪었다. 손톱을 깎았는지, 실내화를 빨았는지, 알림장을 썼는지 따위를 검사해서 안한 것마다 한 대씩 때렸다. 나는 그때그때 공책을 날림으로 채운다던지 요령을 부려서 많이 맞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하루는 짝꿍이 일러바치는 바람에 네 대를 맞게 되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음에도 자리에 앉자마자 울게 되었는데, 내가 왜 이런 사소한 잘못으로 부끄러움을 당하고 맞아야 하는지 억울해서였다.
중학생 때, 교사가 수업 도중 다리를 번쩍 들어 한 학생이 엎드려 있는 책상을 발로 차는 것을 보았다. 큰 목소리로 “너는 대체 여기서 뭐하냐?”라고 윽박질렀다. 타깃이 된 학생은 체격이 작고 보육 시설에서 생활하며,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평소 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때는 웃으며 타이르던 교사였기에 더욱 뜬금없었다. 그 사건 이후 나는 그 교사의 수업 때마다 다른 일을 했다. 그는 내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빼앗았지만 때리거나 내가 앉은 책상을 차지는 않았다.
사랑의 매, 엄하게 훈육, 그런 말들에 신물이 난다.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아래에 우리가 있음을 각인시키고 겁을 먹이기 위해 매를 사용했다는 것을. 그래도 되는 위치에 있다고 합리화했다는 것을. 폭력은 신체적으로 약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보호자가 없거나, 폭력에 익숙한, 그래서 반발이 생기지 않을 만한 약한 사람에게 더 쉽게 향했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서, 더 이상 맞아도 되는 사람이 아니게 되면, 나아질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거꾸로 남을 겁 먹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될 거다. 어쩌면 겪어온 대로 되돌려주게 될지도 모른다. 똑같이 그렇게 살아가는 모두는 아무도 나를 나무라지 않을 거다. 하지만 내가 겪었던 마음이 깨어지는 경험들을 앞으로 만날 사람들도 겪어도 괜찮을까. 나는 그 때에 괜찮을까.
조금씩 변하고 있다. 체벌 등 강압적인 교육이 역효과를 낸다는 게 증명되고 알려졌다. 학교와 군대 등에서의 폭력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학교에서의 직접체벌을 금지하는 법과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는 것도 아동학대라는 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맞아야 하는 애들도 있다.’고 한다. 기합 주는 것, ‘말대꾸’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폭력이냐고 되묻는다. 때리는 것만 폭력이라면, 마음을 깨어지게 한 건 뭐였을까? 그래도 되는 사람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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