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6. 00:10ㆍ모아보기
커버이미지 :: 찜통교실 & Intro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 편의점에 들렀다. 음료수를 사고 자리에 앉아, 폰으로 웹툰을 보려고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는데 한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학교 10곳 중 8곳 공공요금 지출 줄어...찜통교실 무대책"
엥? 뭔솔? 읽어보니 공공요금이란 수도, 전기, 가스 등을 이용하고 내는 돈이라고 한다. 특히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학교들이 에어컨을 제대로 안 틀고 있다고. 더워서 도저히 못 참겠다고 행정실에 하소연을 해도 에어컨을 안틀어주던 이유가 이거였구만. 아니 그럼 교무실, 교장실, 행정실부터 솔선수범해서 안틀어야 되는 거 아냐? 교실은 따닥따닥 붙어 앉아서 더 짜증나고 더운데.
편의점의 에어컨 바람 덕분에 겨드랑이에 났던 땀이 마르면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입고 있는 교복이 한심스러워 보였다. 얇은 흰색 천으로 만들어져 비치기는 다 비치면서, 바람도 안 들어오는 블라우스, 땀 차서 다리에 붙는 치마. 교복을 편한 걸로 안 바꿀 거면, 다른 옷이라도 입고 다니게 해주든지. 체육복도 안되고 학교 안에서든 등하굣길이든 오직 교복만 입으라니 참 깝깝하다. 오늘은 땀 좀 말리려고 블라우스 단추 하나 풀고서 목 깃 좀 펄럭거리고 있었다고 교사에게 "여자애가 다 보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핀잔을 들었다. 내가 지 보라고 펄럭거린 줄 아나. 여자인거랑은 또 무슨 상관인데.
땀이 다 마르고 나니 조금 서늘했다. 편의점은 에어컨을 튼 채 문을 활짝 열고 있었다. 어디서는 있는 에어컨도 못 틀고 헥헥거리고, 어디서는 펑펑 틀고. 참 불공평하다. 그런데, 요즘 발전소 때문에 환경오염 되고 위험하다고 난리던데 이렇게 전기 펑펑 써도 되는 건가? 그래도 우리 학교는 좀 너무한 것 같다. 어떻게 바깥보다 안이 더 덥담. 에어컨 안 틀고도 안 덥게 지낼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옷이라도 좀 편하게 입었으면... 꼭 필요해서 에어컨 틀 때는 짧게 적당한 온도로 틀고... 방학도 2주밖에 안되던데 좀 길게 하면 좋겠다. 근데 이 이야기를 누구한테 해야 하지? 쌤한테 얘기하면 교육청 홈피에 올리라고 하고, 교육청 홈피에 올려도 아무 반응 없던데.
뭐 다들 그냥 사는데, 나도 참아야지 별 수 있나. 편의점을 나오면서 문을 슬쩍 닫았다. 몇 발짝 걷자 등 뒤로 문을 다시 여는 소리가 들렸다.
청소년신문 [요즘것들] 제6호 순서
특집 : 찜통교실
[Special]
2. :: 더운 학교, 어쩔 수 없는 걸까 - 건물 설계, 일정 조정 등 해결책은 쉬운 곳에
[극한직업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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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넷을 막아라! - ㅅ홈스쿨센터의 반인권적인 규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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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아름다운재단의 2015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