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 16:58ㆍ소식
[소식]
학교 좋아졌다면서요? ...아니요!
- 한국 중학생,맞고 머리단속 당할 확률 반반
"요즘은 학교에서 때리지도 않고 머리도 안 잡지 않아요?" 지난 봄, 학생인권 캠페인에 참여한 경기도민 이모 씨의 말이다. 많은 비청소년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과연 정말로 그럴까? 여기에 답을 줄 수 있는 전국 학생인권 실태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는 2014년 9월부터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두발복장규제, 체벌, 강제학습, 학생 참여권 등 학생인권의 대표적인 항목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전국에서 5845명의 중고등학생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상황은 암담했다. 1주일에 1~2번 이상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체벌이나 언어폭력을 당한다는 응답은 40.4%나 됐다. 45.8%는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손발이나 도구로 맞는 일이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답했다. 이런 체벌은 교육부도 법령에 따라 금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제로 야간자율학습·방과후학교 등을 시키는 일이 자주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8%나 됐다. 49.9%는 머리 길이 규제를, 78.5%는 머리 색깔·모양 규제를 자주 또는 가끔 당한다고 답해서 두발규제가 널리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양말·외투 등의 복장에 대한 규제가 자주 또는 가끔 있다는 응답, 그리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는 일이 자주 있다는 응답도 약 70%에 달했다.
반면 학교규칙에 학생 의견이 매우 잘 반영된다고 답한 사람은 6.9%에 불과했고, 의견이 규칙에 반영되지 않을수록 두발복장규제 등이 강해진다는 상관관계도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절반 이상 응답자가 학교규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 경북 등은 80%이상 강제학습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들 중 몇몇은 학생인권 침해가 매우 광범위하고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대전 중고등학생들은 대략 90%가 두발 길이 규제를 자주/가끔 겪고 있다고 답했고, 강제 야간자율학습 등도 84.9%가 자주/가끔 겪는다고 했다. 인천은 두발규제가 심각하여 5명 중 4명이 두발 길이에 대한 규제를 자주/가끔 당한다고 답했다. 경북도 90.4%, 울산도 80.7%가 강제자율학습 등을 자주/가끔 겪어서, 안 당한 경우가 드물었다. 대전, 경북, 울산 지역은 체벌을 당한다는 응답도 매우 많았다.
학생인권은 전국 공통 과제
학생인권을 위한 노력은 전국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 운동본부의 지적이다. 경기도, 서울, 광주, 전라북도 4곳의 학생인권조례 지역은 체벌과 두발규제 경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권침해가 적지 않았고, 큰 차이가 없는 부분도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잘 안 지켜지는 경향도 보였다. 광주는 51.2%가 강제야간자율학습 등을 자주 당한다고 답해 눈에 띄었다.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의 따이루 활동가는 이번 조사가 각 지역 교육청들에게 학생인권 보장 과제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일부 인권침해 문제들이 완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학생은 사람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따이루 씨는 해결책으로 교육청들이 학생인권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감독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행동함으로써 "학생인권은 기본"이라는 생각을 상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