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8. 15:11ㆍ소식
아수나로 서울지부 여성청소년팀의 학교 앞 캠페인
캠페인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포스트잇에 외모 규제를 당했던 경험을 쓰고있다. (사진 : 김사영)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에서는 지난 3월 24일, 문영여자중학교 앞에서 여학생 외모 규제의 부당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교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은?’이라는 질문으로 간단한 스티커 설문조사를 했고, 학교에서 억울하게 규제 당했던 경험을 포스트잇에 적도록 했다.
포스트잇에는 “단발머리라 머리가 묶이지 않는데도 머리를 묶으라고 강요했다.”, “선크림이 너무 하얗다고 지적 받았다.” 와 같은 글이 적혔다. 이 학교의 경우는 ‘단발일 경우 귀 밑 7cm, 머리를 묶었을 경우에는 귀 밑 25cm’라는 규정도 있었다. 포스트잇 내용에 따르면 규정된 길이에서 0.2cm 더 길다는 이유로 지적을 당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내내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학생이 “이런(외모 규제를 비판하는 캠페인) 게 너무 필요했다.” 라고 이야기했고,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자 그런 것을 전혀 몰랐다고 이야기하는 학생이 많았다.
현재 서울 학생인권조례에는 ‘개성을 실현할 권리’가 명시되어 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지며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조례 내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교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서울지부 여성청소년팀에서 기획한 본 캠페인은 학생인권의 영역으로만 생각되던 두발, 복장의 자유 이슈를 여성 인권과 연결 지어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여성청소년팀 회원은 “교내에서 여학생이 당하는 규제는 남학생이 당하는 규제보다 더 세세하고 복잡하다. 사회에서 여성에게 씌워지는 ‘정숙’의 프레임이 청소년 여성에게도 씌워지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여학생은 소수자로서 여성이 겪는 문제, 청소년이 겪는 문제와는 또 다른 복합적인 차별을 겪고 있다. 앞으로 서울지부 여성청소년팀은 5월 초,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치이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