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청소년 :: 무돈무덕 유돈유덕(無돈無덕 有돈有덕)

2016. 2. 25. 09:07극한직업청소년

극한직업청소년-자유기고글(1)

:: 무돈무덕 유돈유덕(無돈無덕 有돈有덕)




 

 2016년을 기준으로 내 나이는 19세, 어느덧 덕질 9년차에 접어든 진성 오타쿠다. 거의 10년, 조금 과장하면 반평생인 덕질 인생에 대한 내 감상은 앞뒤를 자르면 "조금 많이 힘들다."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덕질은 힘들지 않다거나 내 덕질이 특별히 힘들다는 뜻은 아니다. 원래 덕질은 힘들다(애초에 돈, 시간, 에너지를 쓰는 행위는 전부 힘들다). 다만 그 힘듦을 이겨낼 만큼 덕질이 재밌고 행복할 뿐. 그런 의미에서 덕질은 좋아하는 것만 다르지, 크게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만 세세하게 들어가도 차이가 확 드러나지만 일단 나는 지금부터 대다수의 덕후들이 경험했을 고통이자 내가 보고 듣고 겪은 고통을 얘기하려 한다. 참고로 필자는 게임과 뮤지컬을 좋아한다.


 청소년이 덕질을 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는 문제점은 바로 "돈"이다. 중요하니까 한번 더 말하겠다. 돈이다. 돈! 돈!!! ……사실 이 문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마찬가지긴 하다. 그래도 지금은 청소년의 덕질이 주제니 청소년에 대한 것만 다뤄보겠다.


 위에서 말한 대로,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에도 오락실, 콘솔, PC 등 여러가지로 종류가 나뉘는데 난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하는 답없는 덕후라서 통장이 통장이 아니라 텅텅 빈 텅장인 때가 허다하다. 당장 오락실만 가도 한 판에 500원을 잡으면…이하는 생략하겠다. 그 외에 닌텐도만 봐도 기계값, 게임팩을 구매하면 최소 십만원이 사라지지 않는가. PC게임은 유료와 부분유료, 무료게임으로 구분했을때에 다운로드부터 컨텐츠 소비까지 전부 무료가 아닌 이상은 돈이 들어간다. 블레이드 앤 소울, 파이널 판타지같은 정액제 게임, 스팀(게임을 판매하는 플랫폼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게임 자체가 유료'라 구매가 필요한 게임, 가입과 플레이는 무료지만 일부 컨텐츠(대표적으로 랜덤 뽑기, 흔히 가챠라고 부른다.)가 유료인 게임 등 따져보면 들어가는 돈이 상당한 것이다.


 이제 뮤지컬로 넘어가볼까? 솔직히 뮤지컬은…굳이 말해야 하나 싶지만, 뮤지컬은 들어가는 돈이 1회에 최소 10만원인 수준이다. 뮤지컬 좌석은 보통 VIP 14만, R석 11만, S석 8만, A석 6만원이며 여기에서 할인을 적용하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다. 할인을 받으면 조금 괜찮은 편이지만 뮤지컬이 어디 좌석만 돈이 나가나? 오페라 글라스 대여비, 교통비,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뮤지컬은 영화처럼 한번 돈을 쓰면 거기서 끝이기 때문에 남는 거라곤 프로그램북이라든가 포스터(이런 상품도 돈이다.)같은 물건,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 점점 흐릿해져가는 이미지 정도가 끝이다. 다시 보려면 또 돈을 써야 한다. 나만 해도 이번에 뮤지컬을 본답시고 들어간 돈이…….


 아무튼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게임과 뮤지컬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어봤다. 내가 좋아하기에 잘 아는 분야라 저렇게 말했을 뿐, 만화나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영화 등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로 돈이 나간다. 장르만 다르지, 돈 나가는 건 다 똑같다. 덕질 지론이다.


 이렇듯 덕질은 대부분 돈으로 굴러간다. 돈 없는 덕후는 덕질하지 말라는 말도 있을 만큼 덕질은 돈과 관련되어 있다. 그나마 성인은 돈을 벌 여유나 시간이 어느정도 받쳐주지만 미성년자인 청소년은 꽤 빡빡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성인의 덕질이 청소년보다 쉽다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청소년은 덕질에 소비하는 돈이 대부분 부모님에게 나오는 실정인지라 버티기 힘든 게 사실이다. 참 고달픈 덕질인생이다. 아……덕질하고 살기 참 어렵다.



- 베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