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청소년 :: 입시는 영원한 자기비하

2015. 12. 25. 03:36극한직업청소년

극한직업 청소년 - 자유기고글(3)

:: 입시는 영원한 자기비하





 2015년의 11월이 다가온다. 수능 철이다. 올해에도 수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본다. 그들 중 누군가는 또다시 입시 속에서 재수 준비를 하고, 누군가는 대학에 가 또 다른 시험들을 마주할 것이다.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지옥인건 매한가지라는 점은 그대로다.

 

 한국의 교육은 처음부터 입시만을 목적으로 정보들을 주입한다. 입시의 결과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위협하고, 학생들을 일위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과정을 반복해 이를 익숙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줄 세우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마음대로 자신을 재단해버리는 시스템이 아닌 재단되어 혹한 평가를 받은 자신에게 책임을 돌린다. 성적이 좋지 못한 스스로를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그게 당연한 것처럼.

 

 중학교를 다닐 때 내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250명중 180등 정도였으니 중~하위권인 샘이다. ‘입시경쟁이 정확히 무엇인지, 왜 잘못된 건지에 대해 알기 전까지 나는 그러한 성적을 받은 나 자신을 질타하고 다음 시험은 잘 보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 성적을 잘 받는 것은 학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배웠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그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성적에 대한 압박은 차차 현실로 다가왔다. 대학 합격 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학생들을 등급으로 나눠 지금의 내 성적이라면 인서울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 할 것만 같았다. 성적이 내 모든 가치를 보여주는 것 마냥 그 앞에서 초라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교육은 그런 식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기'에 길들인다. 그러한 사회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알려주지 않는다. 사회의 책임을 한 개인에게 돌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먹도록 내버려둔다. 그리고 청소년의 삶은 대학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사회 구조가 지속되는 이상 입시를 없앤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그러나 입시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자신을 탓하다 죽음에 이르는 청소년의 수가 어마어마한 지금 이를 그대로 지켜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사람을 기계 취급하며 등급을 매기고 죽음에 이를 만큼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입시에 대해 비판하고 바꿔나가야 함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히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