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청소년 :: 내 길

2015. 11. 15. 20:56극한직업청소년

극한직업 청소년 - 자유기고글(1)

:: 내 길 

 





 학교 6학년 때의 일이였다. 평소 나는 책과 거리가 멀었다. 도서관에 가서 판타지 소설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한 판타지 소설을 보고 나서 책이 좋아졌고 내 꿈도 소설가로 정해졌다.


 "소설가라는 직업은 자신이 상상하던 세계를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몇 안 돼는 직업이에요." 중학교 때 학원에서 진로 상담을 받을 때 학원 선생님께 했던 말이다. 평소에도 나와 말이 잘 통하던 선생님이셨기에 거리낌 없이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선생님은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당시 나는 이해 할 수 없던 말을 하셨다. "혹시 전문적으로 뛰려는 거야?" 나는 선생님을 쳐다보면서 소설가를 전문적으로 뛰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왜 소설가를 전문적으로 어떻게 뛰어? 소설가는 돈 못 버는 직업이야. 네가 조앤 롤링 같은 천재가 아닌 이상 취미 이상으로 꺼내지 마렴." 라고 말하셨었다. 나는 선생님께 꿈이 짚밟힌 기분을 느끼며 울음을 터트렸던 기억이 있다.


 장래희망은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고3 수험생의 상당수는 진로 결정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이 아닌 막연한 꿈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고 서울 경제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소설 써? 멋지다." 담임 선생님 중 한명이 내게 말했던 말이다. "꿈이 소설가야? 소설작가하면 돈 못 벌텐데 뭣하러?" 친구들한테도 어른들한테도 늘 듣던 말이였다. 흘려듣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그 말 한마디가 여전히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히고 있다. "소설작가 외에도 국어 선생님이라던가, 칼럼리스트라던가." 아뇨. 전 제 꿈이 좋아요. 이유는 없어요. 그냥 제가 생각해 나가는 것들을 풀어내고 싶어요. 이 말을 입 밖에 내지는 못한다. 그냥 말없이 애써 미소 지으며 "그런가요."를 답할 뿐이다. 써내려가는 내 꿈은 아직 미완성이기에 너무 빈약했다. 그래서 아직 흐릿한 내 꿈에 대해 누군가가 반박하면 무참히 짚밟혀버릴 것만 같아서 였다. 이미 수 없이 들어버린 너무 많은 반박에 돈 못 버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길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했더니 취미로만 남겨두라고 했다. 세상의 직장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진로는 왜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가르치며 인생은 우리의 것이라 가르치며 우리에게 강요를 하는 것일까?


 누군가 정해준 길은 타인의 길이다. 그 길을 계속 걷고자 하면 언젠가 헤매게 될 길이다. 내 길은 내가 개척해야 한다.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길이야 말로 내 길이고 내가 가야할 길이다. 헤매지 않기 위해 내 길 위에 타인이 덮어 놓은 길을 걷어내야 한다. 타인의 길은 스스로에게 아무런 필요 없다. 걷어내야 한다.

 


[안정언(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