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5. 12:38ㆍ소식
소식
:: 한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통계청 조사 결과 나와... 청소년인권단체는 강제학습과 학습부담 등도 조사 중
한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작년에 조사한 ‘생활시간조사’ 분석 결과를 지난 6월 29일 배포했다. 이 중 10살 이상,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시간에 대한 결과도 있다.
한국 초중고 학생들의 세계 최고 수준의 학습시간은 여전했다. 고등학생의 학습시간은 평일에 하루 10시간을 넘겼다. 아침 8시쯤 일과를 시작한다고 하면, 밥도 안 먹고 숨만 쉬며 공부하면 저녁 6시까지 공부를 한다는 셈이다.
중학생과 초등학생도 평일 평균 6시간과 8시간 이상이었고, 요일 전체 평균 1일 7시간 16분과 5시간 23분으로 결코 짧지 않았다. 이는 표본의 ‘평균’ 값이므로, 그 정도 수준이 ‘보통’이고 그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생활시간조사는 5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지난 2009년 조사 때에 비해서 학생의 학습시간은 다소 줄어들었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평일 학교에서의 학습시간은 2009년 약 7시간에서 2014년 약 6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의 난다 집행위원장은 이런 변화에 대해 “경기, 서울, 전북 등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강제보충학습이나 강제야간자율학습이 줄어든 영향이 있을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아수나로, 학습시간과 학습부담에 대한 전국 조사 중
한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지난 6월부터 “대한민국 초중고등학생 학습시간과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는 재단법인 동천의 공익단체 지원을 받아서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지들이 뭔데 학생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나요.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해야 잘되는 건데 맨날 하래 지들도 맨날 함수 같은 거 풀어보던가” “공부는 해야 하는데 안 하는 내가 너무 싫다” “더 이상 소중한 걸 잃기 싫어요” “내 시간을 살고 싶다 내 삶을 누리고 싶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의 한마디다. 6월 1일부터 7월 중순까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학습 실태와 삶의 질, 감정을 살피는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실태조사는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조사로 나누어 진행되며, 설문조사는 6월 30일에 마감되었다.
통계청 등의 조사는 단순히 학습시간의 길이와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만을 주로 조사한다. 그에 비해 이번 실태조사는 학습량과 휴식량이 적절한지, 그리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사자의 생각을 묻는다. 학습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꼼꼼히 살핀다.
아수나로 활동회원 따이루는 실태조사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이 세계 최장 수준이라는 것은 여러 차례 조사에서 밝혀져 왔다. 장시간학습뿐 아니라 강제학습, 학습부담, 성적차별 등의 문제들로 학생들의 삶의 질은 너무나 낮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제대로 된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 학생들의 학습을 당사자 학생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태와 감정을 조사/분석해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꾸준하게 학생들이 고통을 호소해온 강제학습, 새벽등교, 사교육 등 학습부담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려내고, 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6월 한 달간 전국의 아수나로 활동회원들은 직접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한 손에는 “아, 쉬고 싶다”라고 적힌 부채와, 한 손에는 A3 사이즈의 클립보드에 설문지를 끼워 들었다. 조사는 학생들이 자주 다닐만한 도서관, 학원가, 학교앞, 번화가 등을 노렸다. “앉을 곳이 없어 선 채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설문을 유도하고 설명하느라 힘들었다. 하지만 참여자분들이 ‘맞아, 바뀌어야 돼. 학습시간 줄어야 돼’라며 호응해주실 때는 너무나 반갑고 뿌듯했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에 고생이 헛되지 않게 느껴졌다” 아수나로 활동회원 찡찡의 실태조사 거리 캠페인 후기다.
실태조사 결과는 오는 8월 중순, 학습시간줄이기 홈페이지(studyoff.or.kr)와 토론회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공현 기자]
다음호에 2편, 실태조사 결과도 보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