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한국에도 “청소년인권 반대” 외치는 극우단체들

2016. 8. 24. 17:43소식

"자기가 벌어서 먹고사는 것도 아닌 아이들에게 

권리’ 같은  가르치면 안돼제대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2013년에 걸쳐 경기도, 광주, 서울, 전북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어 현재 시행 중이다. 경남, 충북, 대전, 부산 등에서도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했던 적이 있거나 현재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반발하여 학생인권에 반대한다는 조직적인 움직임 역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미성숙한 학생들에게 권리부터 가르치면 교육 질서가 무너지고 학생들에게 해롭다 주장을 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조장, 혐오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학생들에 대한 각종 폭력과 인권침해를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라며 정당화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보수적인 종교계 단체들과 새누리당에 동조하는 주장을 하거나 전교조를 비난하고 색깔론을 펼치는 등의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 극우단체가 벌이는어린이권리조례 반대 운동


△ 히로시마시 어린이권리조례에 반대하는 홍보물. "학교교육이 무너진다!", 어린이와 부모가 "대등?" 등의 내용이 눈에 띈다. 

출처 : 아사히신문 http://www.asahi.com/articles/ASJ6K6W6PJ6KUTFK01F.html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2016 6 18 보도에 따르면, 일본 히노(日野)시에서는어린이권리조례에 반대하는 지방의원 모임 결성되어 있으며, 히로시마()시에서는 2011 어린이권리조례(‘아동권리조례라고도 부른다.) 반대 운동에 부딪혀 제정에 실패했다.


  아사히신문이 소개한 어린이권리조례 반대 운동 책자에는자기가 벌어서 먹고사는 것도 아닌 아이들에게권리같은 가르치면 안돼! 제대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등의 주장이 실려 있다. 히로시마에서 반대 운동을 단체 이름은히로시마시 어린이조례 제정에 반대하여 자녀를 보호하는 교사와 학부모 모임이다. 인권을 가르치면 청소년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거나 자녀를 보호하겠다는 말을 내세우는 것도 한국의 반대 세력과 닮은 부분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반대 운동에는 ‘일본회의’ 관계자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회의에서는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중앙에서 이런 운동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일본회의는 일본 최대 규모의 극우 단체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촉구하고 애국심을 강조하는 교육법을 제정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청소년의 인권 신장에 대한 보편적인 반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청소년의 인권이 신장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은 나타나곤 한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고 어른들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인간답게 자유롭게 사는 것이 사회적·도덕적 위기의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는 사회 문제의 책임을 약자이자 새로운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떠넘기고, 청소년들을 기성 사회의 질서에 순순히 따르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밑바탕에는 청소년에 대한 혐오/공포 정서가 깔려 있기도 하다. 특히 극우 성향의 단체들이 이런 주장에 열심인 것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학생인권조례 청소년인권에 반대한다는 이들이 일본의 극우세력과 닮은꼴이라는 점은 시사점이 많다. 일본의 이러한 모습이 청소년인권 보장에 반감을 느끼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조차도 망설이고 있는 한국 기성세대들에게도 반면교사와 성찰의 계기가 되면 좋으련만.

 


공현 도움기자 | 자료 번역 : 둠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