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02 :: 과도한 수업 시간, 과도한 교육 과정

2015. 6. 2. 01:28Yosm Special

Special 02

:: 과도한 수업 시간, 과도한 교육 과정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은 모두 학교에 파묻혀 있다고 해도과언이 아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이란 뜻의 ‘학생’이라는 단어가 ‘청소년’이라는 단어와 거의 구분없이 사용될 정도다. 학교에서는 허용되는 유일한 활동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학교에 오래 있을수록 학생들의 학습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OECD 국가 학생들의 평균 학습량을 훨씬 웃도는 한국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량은 해 뜨는 것 보고 등교해서 별 보고 하교하는 학생들의 삶과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오래 머물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이유로 야간자율학습(야자)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야자를 제외한다 해도, 거의 모든 일반계 고등학교들은 정규 수업시간외에 주로 국영수 과목 보충학습반을 함께 실시하면서 오후 5시가 넘어서 끝난다. 수도권 지역은 9시 등교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다수 지역은 여전히 등교시간이 아침 7시 대이다. 9시 등교로 인해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같은 시간대에 몰려 교통이 혼잡해진다는 불만은 그전까지 학생들은 직장인들보다 더 일찍 학교에 가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OECD 국가 평균 수업일수는 187일인 데 비해 한국의 수업일수는 197일이다. 다른 나라들은 방학일수가 90일이 넘어가는 데 비해 한국의 방학일수는78일 정도로 짧다. 초, 중학교 같은 경우에도 프랑스는 주당 수업시수가 213시간이지만, 한국의 주당 수업시수는 246시간이다. 더군다나 입시교육의 영향으로, 수업시수의 절반 이상이 국영수 과목에 치중되어 있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자율적인 학습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형편이다. 과도한 수업시간의 원인은 과도한 교육 내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상위권 몇%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어렵고 벅찬 교육 내용은 결국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거나 학업을 포기하게 만든다. 국가가 정하는 방대한 양의 교육과정, 그 교육과정을 반영하는 수능과 학업성취도평가 등 획일적 시험제도 때문에 한정된 수업시수 안에 모든 교육 내용을 모두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은 주입식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교육 내용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 고등학교 과정의 내용이 중학교로 내려오고, 중학교 과정의 내용이 초등학교로 내려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고등학교는 상당한 수업시간을 입시 대비 문제풀이에 비공식적으로 쓰려고 원래는 3년 동안 배워야 할 내용을 2년 반, 심하면 2년만에 몰아서 끝내기도 한다. 최근 ‘수포자 없는 입시 플랜 국민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재 입시를 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수학 과목의 양이 많고 어려우며 고등학교 이과반 수학은 대학 수학의 1-2학년 과정과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학습 부담 경감을 목표로 교육부에서 수학 교육과정 개정 시안이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내용은 계속해서 유지되고, 중학교 같은 경우 학습 내용이 오히려 늘어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한 수업 시간과 어려운 교육 내용은 학생들을 끊임없이 학습 부담에 짓눌리게 한다. 흔히 과도한 학습량의 원인으로 사교육을 지적하곤 하지만, 공교육의 부담 또한 만만치않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학교에서 주구장창 강의식 수업을 듣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은데다가 그런 학교 생활을 12년간 해내야 하는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학생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교육 과정은 교과과목과 중요한 학습 내용만 강조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공부할 학생들을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지금의 과도한 학습 내용과 수업 일수는 학생들의 원하고 있는 만큼, 줄어들어야 할 것이다.

                                                                                                                              



           [치이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