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7. 18:37ㆍ칼럼-청소년의 눈으로
청소년의 눈으로
학교 안에서의 살벌한 나이 피라미드
그 어디에서보다 나이가 가장 ‘빡빡’하게 나누어지고, 중요시되는 곳은 학교이다. 14살과 15살 또는 15살과 16살 사이에는 어마무시한 선이 있어 감히 누구도 그 선을 넘을 수 없다. 이렇게 촘촘히 나누어지는 이유는 사실상 나이보단, 한 살 단위로 분리된 '학년'이다. 학교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학년으로 나뉘어져 가장 먼저 선후배 문화를 배운다. 그리고 학년 사이의 갈등이 대부분 학교에서 은근히 존재한다.
선후배 관계는 흔히 훈훈하게 포장되곤 하지만, 불합리한 면이 많다. 후배에게 하기 싫은 일을 시키거나, 순서를 미루거나, 중요한 기회를 빼앗는 것은 그야말로 ‘갑질’과 다름없다. 서로 ‘선배, 후배 노릇’을 하며 사람이 사람 위에 서서 명령하는 법을 익히고, 또 그러한 명령에 생각 없이 복종하는 법을 익힌다. 그런 일방적인 관계에서 으레 폭력적인 일도 일어난다. 후배들은 ‘찍히게’ 될까봐 선배들에게 당하는 폭력에 대해서 말 하지 못하고, 보복적으로 자신의 아래 후배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통제에 이용되는 '선후배' 선후배 관계는 후배들만 개고생시키는 게 아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선생님들은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야지'를 입에 달고 산다. 고작 몇 살 차이가 뭐라고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대부분 학교에서 두발이나 복장을 교사들보다 더 꼼꼼히 따지는 사람들은 '선배들'이다. 교사들은 이를 묵시하고 또, 은근히 독려하면서 학생들을 통제하는 데 이용한다. 나이가 적다고 - 학년이 낮다고 - 낮추어 보는 경향도 이 때 시작된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은 나이가 적은 학생들을 정신적으로 무시하고, 차별한다. 고등학생이 중학생을,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깔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 사이에는 적대감과 불신이 켜켜이 쌓여있다.
우리가 이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악질적인 선후배 관계는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좋은 선배’ 또는 ‘좋은 후배’가 된다고 해서 이것이 해결될까? 우리는 이 관계에 근본적으로 이상한 점이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애초에 나이가 한 살, 또는 몇 살 더 많다고 해서 그 사람보다 내가 우월할 이유는 '없다'. 그러한 것들이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할 때, 자각이 행동을 점점 바꿔나갈 것이다.
[치이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