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건강? - 23호 인트로

2019. 3. 28. 17:23인트로

누구를 위한 건강?

 

-삽화: 조행하

 

 

“아프면 어떡하니. 몸 관리도 실력이야.”

 

텔레비전에서 "우리 아이 성적 쑥쑥!"이라는 멘트와 함께 수험생을 위한 홍삼 광고가 방송된다. 광고의 주 타깃층인 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상품을 구매하고, 자녀에게 '이거 먹고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과 행동에는 건강해져서 공부를 잘 해야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청소년은 공부를 위해 건강해야 하는 존재인가? 건강은 공부 다음에 2순위로 따라오는 부수적인 것일까?

 

청소년은 늘 건강한 존재로 취급된다. 사람들은 ‘청소년은 어리니까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생활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받을 일이 없으니 정신적으로 건강할 것이다’라는 색안경을 쓰고서, 청소년의 고통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청소년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대한 호소는 ‘중2병’ 또는 ‘사춘기’로 치부되며, 사회는 이를 엄살로 판단한다. 또는 ‘그 나이 때는 다 그렇게 아파.’라며 청소년의 고통을 일반화한다. 그밖에도 청소년 건강에 관련된 이슈들은 많다. 건강하지 않음의 원인을 청소년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 등.

 

이번 23호에서는 청소년의 건강 문제를 다양하게 나누어 살펴본다. 특집기사에서는 건강과 청소년의 인권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다. 청소년 24시에서는 건강하지 않은 학교를 건강하게 바꾸기 위해 싸우는, 끊임없이 학교 현장과 불화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칼럼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그것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비판한다. 인터뷰에서는 학교 안 비건 청소년의 생존 경험을 전했다. 만평에서는 청소년의 수면권을 일과 안에 녹여 표현했고, 소식기사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경남 학생인권조례 집회의 열기 넘치는 현장을 실었다. 극한직업 청소년에서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휴식, 조퇴 및 결석 시 느꼈던 불편함에 관한 경험을 풀어냈다.

 

- 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