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진보정당에서 고통받는 청소년 당원들 -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밉지만 떠날 수 없는 이유 (2)

2019. 3. 11. 19:55인터뷰

 이 19 총선에서는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많은 진보 정당들이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정당 활동을 시작한 청소년들이 있다. 노동당 당원양지혜, 녹색당 서온, 청소년 정의당 A씨(익명)가 그들이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고 찾아온 그들 앞에  진보 꼰대들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난 기사 보기)

- 녹색당은 녹색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녹색운동을 하는 상당수의어른들이 가족주의와 청소년보호주의에 기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온 : 환경 운동이 환경 문제를 다루는 면에서 모성이라는 부분을 부각시키거나 어린이를 향한 보호 본능을 강조하는 발언이나 활동이 많은데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녹색당 비례대표 1번으로 나왔던 황윤 씨는 자신이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재앙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녹색당이 당원 중 과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홍보할 정도로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은데 나이 차별이나 청소년 인권에 대한 가치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또, 녹색을 가치로 하는 대안학교에서는 생태주의적 삶을 이유로 학생들의 휴대폰을 강제수거하기도 하며, 녹색을 말하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컴퓨터를 금지하거나 강제로 채식을 시키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청소년 녹색당원으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온 : 나는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를 다녔는데 분위기 상 강제적으로 9학년이 될 때까지 핸드폰을 갖지 않는 것을 원칙처럼 여겼고, 컴퓨터나 미디어와의 노출도 제한을 두는 것을 추구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자유학교라는 이름에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을 멀리 해서 생각이 깊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장단점이 같이 있는 것 같다.  

양지혜 : 자극적인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 안 좋을 수는 있는데 청소년에게 그것을 억압적으로 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이 청소년을 생각하는 주체, 정치적 주체로 생각하지 않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미디어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면 그 환경들을 바꾸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정의당의 정식 당원과 예비 당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당 안에서 예비 당원이 겪는 차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 지금 정의당 상황은 조금 이상하다. 모든 당규는 당헌에 기초하여 만든다. 당헌에서 는 법령상 당원이 될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예비 당원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힌다. 예비당원제는 권리와 의무가 업는 제도다. 그런데 당규에서는 예비당원에게 선거권, 피선거권, 당비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만 나와 있었다. 그 이외의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는지 대해서 사무총국에서 많은 논의를 거쳤는데 결론적으로 선거권, 피선거권, 당비 납부 의무 외에 나머지 권리와 의무를 다 인정하는 것으로 했다. 그래서 예비당원들은 당에서 공직 추천한 후보를 지원해야 하는 의무도 있고, 선거 운동을 할 권리도 있는데 정작 시키지를 않는다. 조직을 할 권한이 있다고 하는데 지역위원회에서 청소년 정의당을 불러주지도 않고, 중앙당에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청소년정의당은 명부까지 주었는데도 그저 자발적인 모임일 뿐이라고 한다. 말로는 예비 당원들이 정식 당원들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누릴 수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 이렇게 사건들 외에도 평상시에도 청소년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당 안팎에서 사람들에게 당했던 차별과 오해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청소년 당원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A : 다수를 상대로 이야기를 할 때는 소수가 안정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당 내에서 청소년 정의당이 정치 조직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소수자를 존중하는 규칙이 부족해서 약자로서 입지가 불안한 것이 가장 힘들다. 뜻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계속해서 얘기해 나가야 하는데 당 내에 청소년들이 별로 없어서 힘에 부친다. 활동 실적을 늘리고, 30명을 채워와야 인준을 해준다고 하는데 당에서 홍보를 도와주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 거의 인준을 안 해주겠다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서온 : 학교에서 청소년 참정권 선언에 대해서 공감해주는 청소년들이 별로 없었다. 주위 청소년들이 오히려 자신의 권리를 갖는 것에 반대하고, 그것을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순적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듣다 보니까 힘에 빠지는 것 같다.


양지혜 : 비청소년 당원들의 태도 때문에 힘들었다. 청소년 당원위원회가 거의 없어졌을 때 우연히 다른 비청소년 당원들을 만났는데 반말을 하고 하대를 해서 그 때는 당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아직까지 노동당 안에서 존댓말, 반말과 관련해서 상호를 존대하는 말을 하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번 총선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는 선거권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하루에 16시간씩 선거 운동에 힘을 쏟는데도 오히려 이걸 해도 되나, 혹시 당에 피해가 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힘들었다. 그 와중에 다른 당의 선거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후보의 딸이냐?’와 같은 모욕적인 질문들도 듣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청소년들에게 선거 명함을 나눠주는데 다들 낯설어해서 청소년에게 정치의 장벽이 아직 높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치이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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