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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연재/체벌거부선언

타르트의 체벌거부선언



아빠는 나를 많이 때렸다. 경찰에 신고할 정도라고 생각되진 않았지만 ‘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은 자주 들었다.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던 나의 기억은 무엇보다 화나 있었다. 부모가 하던 체벌 중 제일 싫었던 건 무릎을 꿇린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일처럼 느껴졌다. 맞는 건 내가 잘못했다 생각하지 않아도 맞는 것이지만 무릎을 꿇는 일은 이 모든 일이 내 잘못처럼 여겨지게끔 만들었고 나로 하여금 내 부모의 밑에 있는, 인간이 아닌 그들의 소유물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체벌은 이렇게 한 사람의 존엄성에 상처를 남기는 일이다. 나는 그 많은 순간들에 내가 당했던 모든 폭력을 기억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억하려 한다. 그들이 다시 내게 폭력을 행사하게끔 두지 않으려, 내 주변에서 누군가가 체벌을 당했을 때 방관하지 않으려, 나 또한 내 안의 폭력을 경계하며 사람 하나하나를 존중하기 위해 기억하려 한다. 나 또한 어릴 적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쉽게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이 되었다. 무시당하기 싫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폭력적인 사람이었을지 모르겠다. 다만 중요한 건 내가 했던 폭력적인 행위들은 그날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내 행위들과 내가 체벌당했던 과거를 기억하며 처음에는 당연히 ‘체벌은 안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벌을 거부한다는 건 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나와 소통이 잘 안될 때 내가 그를 존중한다는 건 정말 꾸준한 노력과 고민이 동반되어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이라도 해보려 한다. 나는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일 때 그들의 말, 행동 하나하나를 존중할 것이며 쉽게 미워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과 소통이 잘되지 않을 때 답답해하지 않고 조금 더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려 한다. 또한, 누구에게나 성숙해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함부로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잘 지켜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고민해 보고 나를 성찰해 보려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옛날의 나와 내게 폭력을 행사했던,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신보다 약하기에 쉽게 체벌했던 모든 사람과 그 일들을 기억하며 체벌을 거부하려 한다.


- 타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