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 23:29ㆍ칼럼-청소년의 눈으로
청소년의 눈으로
:: "너를 위한 거"라는 학대
6살, 찰흙을 만지며 놀 시간, 나는 연필을 잡고 공부를 했다. 부모님은 내가 싫다고 말해도 책상에 앉혔고 그들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나는 공부를 해야 했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자신의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부를 해야 했고 놀고 싶다고 호소를 해도 “놀 시간에 공부나 해라” 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좋은 거라고, “다 너를 위한 거”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하기 싫어하는 공부를 억지로 강제로 시키는것은 아이 입장에서는 폭력이지 않을까? 학교가 학생들에게 보충자율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다. 그런데 부모가 강제로 학원에 보내고 공부를 시키는 것도 따져보면 별로 다를 게 없는 것이다.
내가 대학 지원서를 낼 때, 집에서는 원하는 학과를 택하게 해주지도 않았고, 갑자기 등록금 영수증을 들이밀며 원하지 않았던 어느 유명 대학을 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공부나 진로에 대해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인데,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기결정권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려 하다니…. 그렇게 강제로 공부를 시키고, 인생을 좌우하려 드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사실 학교에서 공부를 시키는 것 중 대부분이 학생들이 원치 않는 공부를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을 위해 시키는 것이다. 거기다가 정규 수업 이외에 추가 연장 학습을 강요하다니, 더욱 안될 말이다. 대학만 가면 다 된다며 학생들을 책상에 앉히지만, 그런 변명도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더 확실하게 학교의 강제보충수업, 강제자율학습을 금지하고 처벌해야 한다. 나아가 부모나 보호자라도 장시간 추가 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아동학대’로 보도록 법을 제정하는 건 어떨까 제안해본다. “너를 위한 거”라는 말은 자기 욕심을 강요하고 학대할때의 변명이 아니라 정말 아이를 존중하며 도울 때 쓰는 말이 돼야 한다. 강제적으로 현재를 포기한 채 공부를 하게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말로 아이를 위한 길 아닐까.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