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요즘것들

부러질 등골도 없는 청소년들, '등골브레이커'를 논하다

2014.12.01 22:41 - 요즘것들 아수나로



※ 분량관계상 지면에는 조금 더 요약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자신을 꾸미는 청소년들이 받는 많은 눈총들,그 중에도 스스로 돈 안 벌고 용돈이나 타쓰는 청소년은 마땅히 검소하고 소소한 복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고가 브랜드 (ex.'북쪽얼굴' 패딩)을 부모에게 요구하는 청소년을 비난하며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부모의 등골을 부러지게 만드는 존재'란 뜻이다. 등골브레이커는 실제로 존재할까, 아니면 일종의 과장일까? 청소년이 고가 브랜드 옷을 입는 것은 나쁜가? 청소년 3명이 모여서 이야기해봤다.




- 평소에 꾸미고 나갈 때, 주변에서 안좋은 시선이 느껴진다거나 부담을 느낀 적이 있는지?


(나현, 중학생)

나현 : 어른들은 학생답지 못하다 그러고, 애들은 ‘잘 나가는’ 애들만 할 수 있다 그런 시선이 있는 듯.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까진 사람들 눈치를 봤는데 지금은 아예 신경 안 쓰는 게 답이라고 생각해서 무시하고 있다.



예화 : 애들은 옷을 못 입으면 은근히 멀리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옷을 잘 입어도 내가 뭔가 잘못 입었나? 안 어울리게 입었나? 치마가 너무 짧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경빈 : 난 귀찮고 돈이 아까워서 교칙을 지키는 편이라 본의 아니게 모범생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머리에 대해서 간섭하는걸 볼 때마다 니가 염색 비용을 내줄 거도 아니고 매직 비용을 내줄 거도 아니면서 왜 나한테 해라 마라 고나리(관리)질이냐 이런 생각이 든다.



 (예화, 고등학생)

- 청소년들이 옷 입고 꾸미는 걸 철없는 사치심, 허영심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경빈 :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매우 더럽다.

나현 : 좋은 표현은 아니다. 자세한 사정도 모르면서 뭐 입는 거 보기만 하면 “쟤네들 부모님한테 돈 달라 해서 했구나” 하는 게 싫다. 자기가 중고로 사거나 돈을 모아서 산 경우도 있을 텐데.

예화 : 나도 동감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얘기하는 건 좀 그렇다.


경빈 : 청소년에게 경제적 능력이 없는 건 경제적 활동을 규제하는 법이나, 알바하면 이상한하게 보는 사회적 시선 등의 문제인데, 그런 상황도 바꾸지 않으면서 좀 꾸미려고 하면 등골브레이커라고 수식어를 붙이고 째려보는 게 옳은 건가?



 (경빈, 중학생)


- 알고보니 정말 부모에게 20만원짜리 사달라고 조른 거였다면?

나현 : 가정 형편은 다 다르니까... 집에 막 압류 딱지 붙어있고 그런다면 좀 문제.

예화 : 추우면 살 수도 있는데... 유행 따라 사는 건 좀 별로라고 생각한다.

 





- 청소년들이 철이 없어서 유행을 심하게 타고 주변에 쉽게 휘둘린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빈 : 모방심리가 청소년한테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유행을 따르려는 모방심리가 가장 심한 건 20대 전기이고 청소년기는 그때보다 좀 적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꾸미려 드는 거는 모방심리 때문이다’라고만 보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화 : 친구들이랑 같은거 입으면서 “어 그거 나도 샀어” 하고, 그러면서 더 친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하는 거라고 본다.

나현 : 내 주변 사람들은 유행을 따라하려는 경향이 별로 없다. 그러면 오히려 더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고.

 

- 앞서 말했던 생각들 때문에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를 통해 지도·선도해야 한다’ 이런 인식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

경빈 : 복장규제로 소비 문제를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비 문제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긴 하다. 그게 복장규제를 통해서 이뤄져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예화 : 복장규제를 더 하면 분명히 더 반항할 거고, 입고 싶어지고 입고 올 거고... 그런 것보단 수업시간이나 가정에서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나현 : 스트레스도 좀 많이 쌓이고.

예화 : 특히 컴플렉스 있는 애들은 진짜 스트레스 받는다.

 

- 학칙을 보면서 대체 ‘바람직한 소비’는 누구의 기준인걸까 궁금했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소비는 어떤 것인가?

경빈 : 쇼핑중독이라 불리는 수준만 아니면 소비는 어떻게 하든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나현 : 그냥 밥 먹을거 먹고 살 거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소비.

예화 : 미래에 필요할 만큼의 돈을 남겨놓고 쓰는 게 좋은 거 같다. 좀 계획적으로.

 




모든 걸 청소년 탓으로 몰지 마라



-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이 있다.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유행에 휩쓸려 친권자(부모 등)를 졸라서 비정상적인 과소비를 일삼는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어떻게 보는가?

경빈 : 좀 웃긴 거 같은 게, 청소년들도 집안이 어려운 걸 알면서 막 강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거 같다. 돈이 없으면 당장 내 안위도 위협되는데. 부모님을 동정하는 시선으로만 보면서 항상 힘 없고 돈 없는 약자로 만드는 게 굉장히 불쾌했다. 청소년은 항상 나쁜 년놈으로 만들어버리고.

나현 : 청소년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 잘못하는 경우가 있으면 뭐라 안 하는데 청소년들이 잘못하면 되게 안 좋게 보고.




- 교복을 입히는 게 경제적 차별을 드러내지 않게 하기 위한 거라는 주장이 있다. 이런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현 : 애들은 교복 입는 걸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데 현장학습 같이 교복을 안 입을 때도 복장을 많이 잡는다. 교복 아니어도 신경 써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경제적 차별을 가리기 위한 거라기엔 이상한 부분.

경빈 :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줄리안이 나와서 그랬는데) 벨기에처럼 교복을 불법으로 만들어버리는 거 어떨까? 전체주의 반대! 교복은 창작물에서만 좋은 거다.

예화 : 나는 교복 입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교복을 안 입으면 부모님들에게 더 옷을 사달라고 하고 힘들게 할 거 같다.

 

- 초등학교나 대학교는 별 문제가 안되는데 중고등학교는 왜 문제가 될까?


예화 : 초등학교는 아직 어려서 괜찮은데, 중고등학교는 TV 연예인을 따라하려고 하다보니까...?

경빈 : 『디벨레』라는 영화에서 본 건데, 독일은 교복을 안 입고 다닌다. 그런데 딱히 뭔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청소년들도 이상해보이지도 않았다. 참고로, 그 영화에서는 제복을 맞추는 게 전체주의 문화의 상징이었다. 초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사복 입고 다녀도 그게 문제가 안 되는 건 사실 규제를 안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거다. 반대로, 규제를 하니까 사복을 입는 게 문제가 되는 거다. 사람에 따라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 그런 거지 나이대에 따라서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가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예화 : 중고등학생 애들이 적절하게 입으면 좋겠는데 화장을 팬더처럼 엄청 찐하게 하고 남이 구두를 신는 걸 따라 하고... 사복 입더라도 그런 걸 좀 규제하는 게 있었으면 싶다. 꾸미려면 자연스럽게 했으면 좋겠다.

 

- 그럼 학교에서 화장 스킬을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나현 : 기술 가정 시간에 바느질, 조리 이런 거 하는데, 화장하는 법을 가르쳐도 괜찮을 거 같다.

경빈 : 화장을 할 때는 기초를 꼼꼼히 해야 해요, 파데는 피부 색깔에 맞춰서 해야 해요, 이런거?

 

- '아동수당'이라고 해서 복지가 잘 된 선진국은 양육비를 부담해주는데, 거기엔 옷을 사는 비용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정책은 어떨까?

나현 : 부유한 집안 자식들은 왜 혜택을 받냐 그런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무상급식 같은 것처럼.

경빈 : 그 문제를 보면, 물론 1%는 그런 복지가 필요 없을 거고 부유하다. 그런데 그 1%도 같이 혜택 받는 게 배 아프다고 해서 99%가 포기해야 하나 싶다. 국가가 양육을 그렇게 지원해주면 등골브레이커 같은 소리도 안 나올 거다. 부모들이 양육비, 교육비가 부담스럽고 살기가 팍팍하니까 나오는 소리니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현 : '학생다운 옷을 입어라', '학생다운 행동을 해라', 그런 게 있는데 도대체 학생다운 게 뭐지? 교복 단정히 입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화 : 교복 규정을 왜 선생님들끼리 마음대로 정하는지 모르겠고 학생들 의사도 물어보고 정하면 좋을 거 같다.

경빈 : 아무것도 모르면서 맘대로 끼워 넣지 좀 말라고. 사회의 문제도 있는데 왜 죄다 청소년 탓만 하는지.



[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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