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청소년 :: 교복러

2015. 8. 5. 13:03극한직업청소년

극한직업청소년 

:: 교복러



 가장 괴로운 계절이 돌아왔다. 여름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름은 거의 불지옥과 같기 때문이다. 나의 학교는 오래된 건물이라 여름엔 불지옥과 같고 겨울엔 혹한기와 같다. 불지옥인 학교에서 버티기 위하여 우리는 부채, 미니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체육복이나 사복을 착용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마저도 제제하고 있다.


 부채질을 하고 있을 때면 선생님의 눈초리가 느껴지며 불길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선생님이 부채를 빼앗아 머리를 때리고 가져가신다. 다른 학생에게 불편을 줄 수 있고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에게 방해가 된다는 게 이유라고 한다. 그렇게 빼앗긴 부채가 3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부채 좀 부치는 게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내 생각에는 그냥 자기가 수업을 할 때 가만히 듣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게 기분 나쁜 것 같다.


 학교생활 중 체육복이나 사복을 입고 있으면 벌점을 받는다. 하지만 덥고 불편한 교복을 계속 입고 있기가 힘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환복을 한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꼭 벌점을 팍팍 주는 선생님에게 걸린다. 며칠 전에는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수업을 듣던 중 교실 청소를 강요받기도 하였다.


 정장차림의 교복은 통풍이 잘되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에도 불편하다. 기술가정 시간에 통풍이 잘되고 땀 흡수율이 좋은 옷 소재에 대해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입어야 하는 옷은 바람은 안 들어오고 땀은 옷 속에 고이는 이상한 소재로 만들어진 교복이다. T(시간),P(장소),O(목적)에 맞춰서 옷을 골라 입으라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는 비가 오나 햇볕이 찌나 똑같은 옷밖에 입을 수 없다. 지식을 가르쳐는 놓고 활용을 못하게 한다.


 또 사람마다 더위와 추위를 느끼는 체질이 다른 것은 당연한데, 왜 수백 명 에게 똑같은 옷차림을 강요할까? 자유롭게 입는 건 방학이나 졸업 후에 하라니, 학교에 다니는 동안 우리는 아직 사람이 아니라는 걸까? 우리 학생들도 더우면 부채를 부치고, 그 날 입을 옷을 결정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길들여질 뿐이다.


[식용 (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