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눈으로 :: 밤 늦게까지 감금당하는 학생들

2015. 6. 1. 23:24칼럼-청소년의 눈으로

 

 청소년의 눈으로

:: 밤 늦게까지 감금당하는 학생들






밤 10시, 11시까지 이어지는 야자는 한국 학생들의 학습 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터무니없이 많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런데 야자의 문제점은 단지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늘리는것뿐일까? 학생들에게 야자가 끼치는 영향은 뭘까?


하루 온종일을 학교에서 보낸다는 것


교실에 앉아 야자를 하고 있는 학생들 개개인의 삶은 사실,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이 다이나믹하다. 학교는 겉모습에 대한 온갖 규제와 주입식 교육으로 청소년의 개성을 빼앗는 것처럼, 야자를 통해 개개인의 ‘삶’마저 빼앗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고민할 기회를 완전히 막아버리고,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주어지는 시간표 한 장에 기계인형처럼 맞추는 것을 요구한다. 청소년들은 점점 자신의 삶의 흥미나 정체성잃을 수 밖에 없다.



야자 거부 = 문제아?


더 이상 의자에 앉아 있고 싶지 않은 학생들을 억지로 야자에 참여시키는 방법은 또한 폭력적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아프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도 야자를 쉽게 빠지지 못한다. 어떤 학교에서는 야자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교실을 밖에서 잠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학습을 강요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인권은 찾아볼 수 없다. 야자를 하지 않으려는 학생은 교사에게 추천서를 받지 못한다거나 교무실로 불려가 훈계를 듣는 등, 마치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온갖 경고와 협박에 시달린다. 학생들은 교사와 분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야자를 하는 경우도 많다.


누군가는 야자를 스스로 원하는 학생들에게 더 남아서 공부할 기회를 박탈하지 말아야 한다고한다. 어차피 학원에서 공부를 하니 차라리 학교에서 야자를 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그런 주장들은 너무나 절망적이다. 그런 주장들이 정말 학생들의 학습권, 휴식권을 존중해서 하는 소리일까? 적어도 나에게는 ‘야자는 어쩔 수 없어’라는 자조와 비관을 이런 저런 핑계로 둘러대는 것처럼 들린다. 학생들은 저녁 시간에 공부 아닌 다른 선택은 할 수 없는 걸까? 야자는 학생의 불안을 이용해 반복되는 오래된 관습일 뿐이다. 따라서 야자를 포함한, 청소년들에게 밤늦게까지 학습을 요구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치이즈]